[경남 UP!] '사각지대' 플랫폼 노동자..보호 방안은?

김소영 2021. 2. 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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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대리운전이나 배달대행 소속 기사들처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받는 '플랫폼 노동자'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속 필수 노동자가 되었지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열악한 노동 환경에 내몰리고 있는데요.

정부는 물론, 자치단체들도 잇따라 지원대책을 마련 나섰지만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정부는 '필수노동자 안전보호 TF팀'을 출범시켰습니다.

보건의료, 돌봄 노동자처럼 코로나 19 속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비대면 사회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배달 노동자들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들 배달 노동자들이 필수 노동자라고는 하지만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받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다 보니, 정작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태풍과 폭설 속에서도 하루 수십 건씩 밀려드는 배달 주문을 처리해야 하는 배달 기사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사고도 잇따르면서 지난해 경남에서만 59명, 전국적으로 523명의 배달 종사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배달 종사자의 상당수가 '플랫폼 노동자'로 추정되지만, 정작 플랫폼 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18.7%에 불과합니다.

[이남우/노사발전재단 경남사무소장 : "보험료 부담 등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미루고 있으므로 대리운전기사, 음식 배달원, 퀵 서비스 기사 등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산재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이른바 특수고용직의 경우 산재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 특례조항이 남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 사업장에서 주 소득을 벌어야 한다는 이른바 '전속성' 개념 역시, 산재 보험 가입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입니다.

정부는 전속성 요건을 폐지한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3월까지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을 만들 계획입니다.

자치단체도 나섰습니다.

지난해 경남의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노동 특보'직을 만든 창원시.

창원시 노동 특보가 임용 뒤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이 플랫폼 노동자 지원 조례입니다.

[김석규/창원시 노동특보 : "'플랫폼 노동자'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현장 간담회 여러 가지 현장의 목소리도 듣고 정책 개발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들을 진행해왔고요. 그 결과로 올해 지원 조례를 제정하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창원시정연구원 실태 조사 결과, 창원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는 만 200여 명.

지난해 11월 창원시는 플랫폼 노동자 지원 조례를 입법 예고했습니다.

한 달 180만 원을 훌쩍 넘는 운송보험 일부를 지원하고 생활안정을 위한 현금 지원의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또, 산재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과 보건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최영희/창원시의회 의원/정의당 : "정부도 고용보험 당연 가입을 올 7월에 시작하기 때문에 창원시도 이 조례를 통해서 표준계약서 작성을 보급할 필요가 있고 배달 등록제 시행을 해서 이륜차 보험이나 산재보험 등을 지원해서 이분들의 노동법 사각지대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창원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이 조례였지만, 지난달 시의회에서 부결되었습니다.

상위법이 없는 데다, 지원 방안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해 자칫 지방 재정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김인길/창원시의원/국민의힘 :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법안 발의가 보류되어 있어 상위법에서 예산 지원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예산안 제7조 4항에 ‘플랫폼 노동자의 생활안전 자금을 지원한다’에서 명시되지 않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예산 지원으로 비용 추계가 되지 않습니다."]

창원시는 조례 손질에 들어갔습니다.

이달 말 공개되는 창원시정연구원 플랫폼 노동자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과 보완 작업에 들어갑니다.

[정호진/창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 "우리 지역 실정이 전국의 평균과 다를 경우에는 항상 사각지대는 생깁니다. 언제나 틈새가 있죠. 그러면 이번 조사 결과 분석을 통해서 그런 전국과의 차이를 추려내게 되면 그게 우리 지역의 틈새로 예상되는 부분이고, 시가 선제로 그 부분에 대해서 지원 대책을 미리 마련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플랫폼 종사자는 더 빠르게 늘고, 직종도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뒤늦게 시작됐지만 정부와 자치단체의 논의가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권 보호와 사회 안전망 확보라는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김소영 기자 (kantap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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