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카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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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에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실적 방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를 더 인하하게 되면 더 많은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고, 소비자에게 돌아갈 실질적 혜택이 더 줄어들게 된다. 카드사의 수수료 이익은 이제 거의 미미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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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 빌미될라' 전전긍긍
"인력 줄이고 마케팅 비용 절감 등
허리띠 졸라매 이룬 불황형 흑자"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잠정 당기순이익은 2조614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25.2%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해 2019년보다 977억원(19.2%) 늘어난 60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카드도 3988억원으로 전년보다 15.9%가 늘었다.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내세운 현대카드도 2019년에 비해 56.2% 증가한 253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빅4’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KB국민카드는 3247억원으로 2.6%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업계 하위권인 하나카드와 롯데카드의 약진이 돋보였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5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2019년에 비해 174%나 급성장했고, 롯데카드도 1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나 순이익이 급증했다. 우리카드는 1202억원으로 5.3% 늘었다. 반면 BC카드의 경우 2019년 신사옥 취득과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지난해 순이익은 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9.6% 줄었다.
이러한 실적 호조에도 카드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정부와 업계는 3년 주기로 카드사의 적격비용(원가)을 산정해 이를 토대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을 논의하는데, 올해가 논의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예상 외의 호실적이 추가 수수료 인하의 구실이 될 수 있다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정치권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채널을 담당했던 카드사들에 혜택을 봤으니 이익공유제에 동참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의 호실적이 비용을 줄여 수익을 낸 ‘불황형 흑자’라는 입장으로, 추가 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다며 최소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실적 방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를 더 인하하게 되면 더 많은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고, 소비자에게 돌아갈 실질적 혜택이 더 줄어들게 된다. 카드사의 수수료 이익은 이제 거의 미미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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