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홍남기 향해.. 野 "민주당에 얻어 터지고 분풀이 하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4차 재난지원금 입장을 두고 야당 의원들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이 홍 부총리에게 더불어민주당 기조에 반대되는 발언을 유도하자, 홍 부총리가 "그렇게 질문하지 말라"고 발끈하면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홍 부총리에게 4차 재난지원금 보편, 선별 지원에 대한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홍 부총리가 “전국민에게 드리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그렇게 질문하지 마시라”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4차 재난지원금 지원 방식을 둘러싼 정부여당간 갈등에 질문의 초점이 맞춰지자 홍 부총리도 가만있지 않은 것이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이번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도 앞으로 또 추경을 편성할 것이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도 홍 부총리는 "그런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이에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에서 얻어터지고 저기서 터진 것을 분풀이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비판했고, 홍 부총리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말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도 "반감을 갖고 짜증난다는 듯이 귀찮다는듯 답변을 해서야 되겠느냐. 유감스럽다"고 홍 부총리 답변 자세를 문제 삼았다.

홍 부총리는 여당 의원들과도 얼굴을 붉혔다. 지난 2일 홍 부총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 구상에 반대한 것이 발단이 됐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이 "앞으로도 경제 정책에 대해서 집권당과 이견이 있을 때 개인 SNS에 또 (의견을) 개진할 것이냐"고 묻자 “집권당 대표께서 대표연설한 날 입장을 밝혀서 저도 거기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정확한 재정 당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강조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