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국외여비, '코로나 무풍지대?'
[KBS 춘천]
[앵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가 일상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원도 내 상당수 지방의회들에는 다른 나라 얘기인 듯 합니다.
KBS가 강원도의회와 시군의회의 올해 예산을 들여다보니, 대부분이 해외 연수나 출장 예산을 세워뒀습니다.
엄기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초, 6박8일에 걸쳐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다녀온 영월군의회.
코로나19로 전국이 비상이었던 터라, 부적절하다는 안팎의 비판이 거셌습니다.
그런데 올해도 해외연수와 자매결연도시 방문 등 국외여비예산 4,200만 원을 세웠습니다.
지난해보다 300만 원 많습니다.
[손경희/영월군의회 의장 : "연초에 1년 예산을 잡아놓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그렇게 잡은거고. 이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누가 외국을 나가겠어요."]
정선군의회도 올해, 국외여비로 지난해보다 220만 원을 많은 3,200만 원을 책정했습니다.
이밖에, 강원도의회 1억 8,000만 원을 비롯해, 춘천, 원주, 강릉 등 지방의회 14곳이 국외여비를 지난해 만큼 짜 놨습니다.
태백, 삼척 등 2곳은 예산을 일부 삭감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대부분 의회가 국외여비를 못썼는데도 예산을 또 세워둔 겁니다.
코로나 상황을 봐가며 예산을 쓸 지, 반납할 지 정하겠다는 겁니다.
[나철성/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푼이라도 더 취약계층에 써야 될 의원들이 실익도 없는 해외성 연수를 가야되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양구군의회는 국외여비를 한 푼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강원도에선 유일한 사롑니다.
양구군의회의 경우, 의원들의 국내여비도 지난해보다 20% 가량씩 삭감했습니다.
[김철/양구군의회 의장 : "올해도 집행부에서 (재난지원금 지급)할 계획이 있을 거고, 거기에 십시일반 도움이 되고자…저희도 그렇게 반납을 하면서 집행부에 권고를 하기가 떳떳하고."]
하지만, 강원도 내 대부분의 의회가 해외여비를 유지하는 상황.
코로나 사태로 서민 경제는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도 지방의원들은 무풍지대에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촬영기자:김수용·이장주
엄기숙 기자 (hotpenc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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