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차 수리도 안했는데 합의금 수백만 원..'무사고'여도 보험료 오를수 있다?
[앵커]
영화에서 가끔 나오는 장면, 차가 쿵 하면 아이고 하면서 뒷목 잡고 운전석에서 내리죠.
쿵도 아니고 슬쩍 닿았는데도 입원까지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몇 년 새 가벼운 접촉 사고에도 몇 달 씩 병원 신세를 지는 과다 진료 환자가 많아 보험료 인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사고 당사자들 보험료만 오르는 게 아닙니다.
사고 한번 안 낸 내 보험료도 오를 수 있습니다.
김도영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당연히 조심해야겠지만 차 몰다 보면 접촉사고 언제든 날 수 있잖아요?
아프면 당연히 병원에 가야 하고, 그런데 이게 좀 너무한 경우도 있다는 거죠?
[기자]
자동차 사고 나면 보험사 전화하고 과실률 따져서 서로 합의도 하고 그러죠.
보통의 사고 처리 절찹니다.
다치면 병원에 가야 하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과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사고 영상인데요,
한번 같이 볼까요?
철도 건널목인데요.
앞 차량이 후진하다 1톤 트럭과 살짝 부딪혔습니다.
당시 두 차량은 모두 대리운전 기사가 몰고 있었는데 차에 충격이 거의 없어서 양쪽 차주 모두 수리나 치료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앞차 기사에게 뒷차를 운전했던 사람이 병원에 입원 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치료비와 합의금 명목으로 550만원 정도를 받아갔습니다.
[앵커]
영상으로 보기엔 입원할 만큼 큰 사고로 보이진 않는데, 병원 신세를 졌다는거네요.
또 어떤 사례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영상 잠깐 보시죠
시속 2km로 후진하다 뒤차의 앞 범퍼와 부딪쳤는데 360만원, 주차장에서 지나가다 옆 거울을 조금 긁었는데 700만원을 받아갔습니다.
비교적 가벼운 접촉사고로 피해자가 받은 치료비와 합의금입니다.
[앵커]
그런데 비싼 치료받고 합의금 많이 요구해 받아가도 별 문제가 없는 걸까요?
[기자]
별 문제가 없는게 제일 큰 문제라는 게 바로 보험사들의 주장입니다.
교통사고로 다치면 진단서 없이도 기간제한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현장에서 10년간 일한 한 사고조사원은 장기간 치료는 기본이고 요즘은 합의금 많이 받는 방법까지 인터넷에 떠돌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인터넷에 수법까지 돌 정도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사고가 나면 이렇게 한다는 뜻이 될 것 같습니다.
통계로도 확인이 된다고요?
[기자]
네 교통사고의 양상이 그동안 달라져왔습니다.
지난 10년간 교통사고 환자의 부상 정도를 보면요,
경찰청의 통계를 보면 짐작해 볼 수 있는데요,
사망·중상자 비율은 절반 이상 줄었고 진단 5일 미만인 '부상신고자' 비율은 19에서 62%로 급증했습니다.
진단 3주 미만인 경상자와 부상신고자를 합치면 전체 교통사고 환자의 95%를 차지합니다.
보험금을 볼까요?
대인 보험금이 36% 정도 늘었는데 다친 정도로 보험금 지급을 구분해봤더니 중상해에 지급된 보험금은 6% 늘었지만, 경상은 59% 증가했습니다.
결국, 증가한 보험금 대부분이 경상 환자에게 지급됐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보험료는 당장 내 통장에서 목돈이 나가는 건 아니라서 그런지 실감이 안 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사고 안 내면 괜찮은 것 아닌가요?
[기자]
내가 무사고여도 내 보험료에 영향이 있습니다.
자동차 보험은 피해자들이 받아간 만큼 전체 보험가입자들이 나눠서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과잉진료로 새나간 보험금이 약 5천4백억 원으로 가입자 한 사람당 2만 3천 원 정도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이게 가능한 건 우리나라 자동차보험 보상제도가 자동차가 별로 없던 40년 전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위는 올 상반기안에 과잉진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료와 보상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김지훈
김도영 기자 (peace100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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