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공방 사라진 野 서울시장 맞수토론..신경전 속 '박영선 저격'(종합)
오세훈·조은희 서로 '칭찬모드'..오신환·나경원 '중도층 공략' 신경전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유새슬 기자,김유승 기자 = 국민의힘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첫 경선토론은 별다른 '네거티브' 공방없이 부동산 공약을 점검하는 데 집중됐다.
후보간의 신경전도 있었지만 열띤 공방까지는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흥행에 있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16일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서울시장 경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1:1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토론은 드레스코드, 격식, 토론자료가 없는 '3무(無) 토론'을 표방하면서 후보들은 정장이 아닌 분홍색 니트, 청바지 등 캐쥬얼한 복장으로 등장했다.
먼저 맞붙은 오신환, 나경원 예비후보는 주로 상대의 공약 검증에 주력했지만, 선명성 문제, 패스트트랙 사태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신환 후보가 "(나 후보는) 처음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대출이자 1억 17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가 퍼주기 논란이 있으니, 이후에 반값 아파트에 입주하는 1만 명에 한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지적하자, 나 후보는 "제 공약을 이해 못 한 것 같다. 저는 처음부터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해 말했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중도층 공략을 두고도 충돌했다. 오신환 후보가 '강경보수'라는 말을 꺼내자 나 후보는 발끈하며 반박하기도 했다.
또 오신환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중도 싸움이 중요하다. 강경보수 깃발을 들고서는 승리할 수 없다"고 하자, 나 후보는 "언론 등은 우리당 의원 가운데 가장 중간에 가까운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오신환 후보는 나 후보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패스트트랙 사태를 언급하며 "반대만을 위한 반대가 낳은 결과가 무엇인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코미디가 돼 버렸고, 공수처는 가장 최악의 상황으로 통과되는 것을 막지도 못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두번째 주자로 나선 조은희 오세훈 예비후보 간 토론은 서로 칭찬과 감사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두 후보는 각각 서울시장과 정무부시장으로 서울시정을 함께 운영한 바 있다.
오세훈 후보는 "토론을 준비하며 조 구청장(조 후보) 페이스북 글에 감동을 받았다. 가장 감동 받은 걸 꼽으면 공유 어린이집"이라고 했고, 조 후보는 "칭찬할 건 칭찬하고 그런 게 아름다운 토론 아닌가 한다"고 화답했다.
오세훈, 조 후보는 막판에는 여권의 유력 경쟁 상대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향해 "현실성이 없다", "행정을 참 모른다"는 등의 견제구도 쏟아냈다. 박 후보의 21개 다핵도시 공약, 공공주택 30만호 공급 공약 등에 대한 지적이었다.
오세훈 후보는 "(박 후보의) 수직정원 말씀을 듣고 기가 막혔다"면서 "도시공학자들이 집 근처, 되도록 생활권 안에 모든 편의시설이 존재하는 다핵구조로 만들자는 것을 유행처럼 말하는 데 이걸 가지고 다핵도시 이야기하는 게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도 "박 후보는 표절후보다. 조은희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과 25개 다핵도시 공약을 베꼈다"며 "행정을 참 모른다"고 박 후보를 직격했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처음 실시하는 1 대 1 토론이 한국정치의 토론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며 "시종일관 진지하고 튼실한 비전토론이었다. 서로 격려하며 자신의 공약을 충실히 설명한 백 점짜리 토론이라 자부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토론회 직후 국민의힘 공관위는 당원과 시민 등 1000명으로 구성된 토론평가단은 ARS 투표를 벌였다. '토론을 잘한 후보'로는 나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각각 오신환 후보와 조 후보보다 잘했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첫 토론은 상호 비방이 많지 않았지만 활기찬 공방전이 적었던 만큼 토론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1·2부 토론 유튜브 영상 조회수를 합치면 2만900회에 불과하다.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 지도부에서 네거티브 과열을 우려했지만 치열한 공방도 없었던 건 사실"이라며 "공약에 대한 긴장감 있는 난타전은 또다른 경선 흥행을 불러올 수 있는데 그런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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