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본 그 모습 선해" 백기완 선생 빈소 찾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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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사랑과 지혜와 뜻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남김없이 불태우신 정신 배우겠습니다.'
백기완 선생(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의 시구절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에서 따온 글귀다.
백기완 선생의 장례 이틀째인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선생의 마지막 길을 조문하기 위한 각계 인사들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선생이 거리의 투쟁 현장에서 언제나 앞장섰던 만큼 빈소를 찾은 시민들도 거리에서 만난 선생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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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이름 자체가 탄압받는 이들에게 길잡이"
‘선생님의 사랑과 지혜와 뜻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남김없이 불태우신 정신 배우겠습니다.’
조문객들이 마음을 담아 하얀 리본에 적은 글귀들이 빈소 밖 벽면을 가득 채웠다. 추모의 글을 적는 이들의 웃옷엔 ‘남김없이’라고 쓰인 하얀 리본이 달렸다. 백기완 선생(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의 시구절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에서 따온 글귀다. 추모 리본은 선생의 생전 말씀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자는 의미에서 장례위원회가 준비했다.
백기완 선생의 장례 이틀째인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선생의 마지막 길을 조문하기 위한 각계 인사들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1시께 빈소를 찾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백 선생은 단순히 민주운동가나 통일운동가가 아니다. 혁명을 꿈꾸는 로맨티시스트였다”며 “백기완 이름 자체가 탄압받는 노동자, 해고당한 노동자들에게 힘(이었다), 한마디가 다 길잡이였다. 고통받는 노동자들은 이제 누구에게 기대야 하느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빈소를 찾은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은 “백 선생은 197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의 공권력 오남용과 직접 연관되셨고 그걸 이겨내신 분이다. 큰 별을 잃었다”고 말했다. 임순례 영화감독, 가수 전인권 등도 빈소를 찾았다.
선생이 거리의 투쟁 현장에서 언제나 앞장섰던 만큼 빈소를 찾은 시민들도 거리에서 만난 선생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신동호(58)씨는 “촛불 현장에서도 백 선생님을 봤고, 다른 시위 현장에서도 한두번 백 선생님을 봤다”며 “시민들이 해야 할 일들을 늘 앞장서서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서울 강남구민 김아무개(55)씨는 “1987년 백 선생님이 대선 후보였을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그때 하셨던 연설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그때 새로운 희망을 가슴속에 품었던 기억을 잊지 않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과 부산, 대구 등에도 시민분향소가 세워졌다. 부산지역 7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이날 부산시청 앞 광장에 시민분향소를 마련했다.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도 인천시청 인천애뜰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지난 15일 새벽 4시45분께 별세한 선생의 장례는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이라는 이름으로 5일장으로 치러진다. 19일 아침 8시에 발인하며,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
강재구 김영동 이정하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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