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구하라 생모의 비양심적인 재산상속.. 법으로 어떻게 막을까?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지난해 12월 17일, 고 구하라 씨의 생모 송아무개 씨는 이혼 후 10년이 넘도록 양육비 지급과 면접 교섭을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고 구하라 씨의 재산 절반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 이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고 구하라 씨의 친 오빠 구호인 씨가 친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를 했고, 광주가정법원 제2가사부는 구호인 씨가 생모 송 씨를 상대로 한 상속재산분할 청구 소송에 대해 판결을 내렸다. 그 결과 고 구하라 씨의 유가족과 생모 송 씨는 6대 4의 비율로 재산을 분할하게 됐다.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크게 화제가 됐고, 관련 법을 정비해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현재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은 얼마만큼,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
◇ 법무부, 민법 개정안 입법예고... 상속권상실 의사표시 등 추진
법무부는 지난달 7일 부모가 가출, 이혼 등의 사유로 자녀를 양육하지 않거나 학대한 경우, 자녀가 사망했을 시 부모가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는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기간은 이달 16일까지다.
신설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상속인(부모)이 될 사람이 피상속인(자녀)에 대한 부양의무의 중대한 위반 또는 중대한 범죄행위, 학대 그 밖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피상속인(자녀)이 생전에 상속인(부모)이 될 자에 대해 상속권상실을 청구하거나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상속권상실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함'과 '상속권상실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용서제도'가 담겼다.
법무부는 민법 개정의 방향성을 정하는데, 자녀가 사망한 경우 부모와 자녀의 생전 관계가 상속에 적절하게 반영되는 것을 초점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 양해연 "홀로 자란 자녀는 죽기 전 부모에게 소송을 걸란 말인가?"
하지만, 사단법인 양해연(양육비해결총연합회)은 법무부의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상속을 원하지 않을 경우, 죽기 전에 미리 재판을 통해 상속권상실을 청구하라'는 '상속권상실제도'와 '상속권상실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 용서제도'가 국민들의 법 감정과 동떨어진다는 것.
양해연은 "이런 경우 부모로부터 외면당한 채 홀로 자란 자녀는 죽기 전 부모를 향해 소송을 걸어야한다는 것 자체가 심적·금전적 부담"이라며 "자녀가 사망한 후 갑자기 남기지 않은 '용서하기로 했다는 유서'가 나타날 경우, 자녀를 돌본 사람은 자녀의 생모로 부터 자녀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재판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양해연은 "이는 결국 적기적시에 돌봄을 받지 못한 자녀가 자신의 권리는 누리지 못 하고, 성인이 되자 부모를 부양하는 의무만 남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서영교 의원 "혈연관계 원칙적 상속과 살해 등의 제한적 상속결격사유로는 부족"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서울 중랑구갑) 국회의원은 지난 10일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서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로 "현행법상 상속인은 피상속인과 혈연관계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상속을 받을 수 있게 돼 있고, 직계존속, 피상속인, 선순위 상속인 등을 살해한 경우 등을 제한적으로 상속결격사유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의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으로서 피상속인에 대한 양육을 현저히 게을리하는 등 양육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자'를 추가했다. 여기에 해당 사유가 있는 경우 가정법원은 '피상속인의 청구에 따라 상속결격을 확인할 수 있고, 상속결격의 확인은 선의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는 내용도 함께 넣었다.
양해연은 15일 성명서를 통해 "법무부 개정안에서 도입한 상속권사실제도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법정상속인이 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서 상속권 상실선고를 받도록 하는 제도이고, 이에 반해 기존의 상속결격제도는 법률이 정한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피상속인이 의사와 무관하게 법원의 재판상 선고를 기다리지 않고 당연히 상속인의 자격을 잃도록 하는 제도"라면서 서 의원의 개정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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