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고용쇼크'에 환노위서 일자리대책 마련 촉구(종합)

박태진 2021. 2.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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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코로나 핑계" vs 민주당 "사각지대 찾아야"
김성원, 靑 일자리상황판 놓고 이재갑 장관과 신경전
특고 고용안정 강조..이주노동자 주거시설 개선도 촉구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22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하는 등 역대급 ‘고용 쇼크’가 찾아오자 여야 할 것 없이 정부 차원의 일자리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고용노동부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정부가 고용 한파의 책임을 코로나19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고용노동부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고용 쇼크’가 찾아온 것과 관련, 정부가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사진=뉴시스)

장철민 “고용위기, 코로나 여파 맞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행정명령이 일자리상황판 설치였고, 최우선 경제 정책 과제 역시 좋은 일자리 창출이었다”며 “지금 일자리가 안 좋은 데 대해 정부는 코로나19 핑계를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민 체감과 대통령, 정부가 느끼는 비율이 매우 다르다”며 “고용노동부가 대통령에게 ‘분식통계’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청와대 문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이 사라졌다고 꼬집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렇다면 왜 업무보고에서 뺐느냐”라며 반문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같은 당 홍석준 의원도 “고용 상황이 심각하다. 코로나19라고 핑계를 대기에는 이전부터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비상한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단순한 공공 아르바이트를 양성하는 대책이 다시 되풀이돼선 안될 것”이라며 “이 정부 들어 기업이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특정 정책이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용영향평가제도를 통해 정부 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극심한 고용위기인 게 맞다”며 야당 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영업제한 등 방역조치로 많은 고용 감소가 있었다.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정책 지원 방향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부분의 여당 의원들도 고용 상황이 심각하다는 데 공감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올해 1월 일자리가 작년 1월 대비 100만명이 줄었다는 통계가 나온다”며 “숫자 자체만으로도 큰 고용위기이지만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을 보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의원들은 또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피력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비례)은 “가사노동자들이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씨에 국회 앞에서 처우개선을 외치는 것을 봤느냐”라며 정부차원의 보호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가사노동자는 가사 도우미나 산후 관리사, 베이비 시터, 간병인 등을 말한다.

장철민 의원도 “사각지대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잘 안되는 듯해 걱정된다”며 “임시일용직 등을 두텁게 보호할 수 있도록 채우는 게 중요하다. 4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당정에서도 활발하지만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채워나가는 게 환노위와 고용부의 역할”이라고 당부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과 체육인들의 산업재해보상 등 보호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장관은 향후 일자리 대책과 관련, “올해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기 전까진 (고용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청년과 여성 두 계층에 대한 추가 대책을 작업하고 있고, 조만간 관계부처 간 협의가 끝나면 보고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이자 “말로만 포용…고용부 나서야”

한편 이 자리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의 주거시설 등 처우개선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어떻게 비닐하우스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재울 수 있나. 말이 안 된다”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는 지난해 말 경기도 포천의 한 농가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출신 30대 이주 노동자가 한파 속에서 비닐하우스에 마련된 가건물(숙소)에서 잠을 자다가 숨진 사건을 두고 지적한 것이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도 이주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장관에게 “정부 대책에 따르면 올해부터 비닐하우스 내 가설건축물은 불허하지만 컨테이너, 조립식 패널은 승인을 받으면 여전히 허용한다”며 “근로기준법 시행령 상의 기숙사 설치 요건을 건축법상 주택이나 숙박시설로 허용 받은 건축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특히 이주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한 만큼 농림축산식품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맡길 것이 아니라 고용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면 단위를 보면 빈 집이 많다.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하고 리모델링을(하면 된다)”면서 “포용, 포용 말만 하지 말고, 주거시설 기준 강화했다는 말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정을 펴달라. 언제까지 노력만 할 것이냐”며 따져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조금 더 노력하라는 채찍으로 이해하겠다”면서 “농어촌 근무 이주 노동자의 주거권과 건강권, 휴식권에 대해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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