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선박 납치 해프닝' 운영권 다툼 소송으로 번져
실소유 회사-현지 운영사 운영권 다투다 사건 벌어져..서로 맞고소
실소유사 "거액 투자했으나 수익 없어 선박 편취 등 혐의로 고소"
운영사 "현지선사 지시 무시한채 무단 이탈,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
[부산=뉴시스] 제갈수만 기자 =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에서 연락이 두절돼 선장의 '납치 소동' 논란이 벌어졌던 트롤어선 No.103JIHO호는 이 선박의 실소유주인 A사와 현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B사간의 선박 운영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두 회사는 서로 맞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뉴시스 취재 결과 No.103JIHO호 실소유주인 A사는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선박사업 투자금 빙자 및 선박편취 혐의로 B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A사는 B사를 상대로 16억원 상당을 투자했지만, 별다른 효과도 없어 선박을 회수키로 했으나 B사측이 불응해 선박사업 투자금 빙자 및 선박 편취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현지 선박 운영을 맡고 있는 B사는 현지에서 1항차 작업을 시작 하자마자 이런 사건이 발생 했다며 A사를 상대로 업무방해·특수절도 혐의로 남해해양경찰청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 선원 4명을 포함해 총 37명이 탑승한 이 선박은 B사의 원양어업 현지 운영을 맡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SK트레이딩컴퍼니 합작회사에 소속돼 원양 조업을 해왔다.
그러나 B사의 운영 방식 등에 반발한 선장이 지난 4일 B사가 지시한 세네갈 다카르항 입항 오더(지시)를 무시하고, A회사측이 요청한 기니비사우의 기니꼬나크항으로 선박을 이동시키는 바람에 연락이 두절됐다.
이에 현지 운영사인 B사가 주 세네갈한국대사관에 지난 8일 실종신고를 했고 이를 기니비사우에 이 사실을 통보하는 과정에 ‘납치선박’으로 전해지면서 세네갈과 기니비사우를 비롯해 세네갈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도 ‘선박 납치’사건으로 접수돼 비상이 걸렸다.
B사는 기니비사우 SK트레이딩컴퍼니 현지선사 대리점의 입항 오더(지시)를 무시하고 다른 곳으로 선박을 이동해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니비사우 당국은 국제해양법에 따라 자국 선원들의 보호 차원에서 '납치'라고 주장하며, 주세네갈한국대사관에 통보했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선장과 한국인 선원 4명, 인도네시아 선원 8명, 베트남 선원 1명, 기니비사우 선원 10명, 기니 7명, 시에라리온 6명, 가나 1명 등 선원 총 3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후 한국 외교부는 지난 9일 오후 세네갈 한국대사관을 통해 이 선박의 선장과 선원 모두의 안전을 확인했다.
현재 선박 운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선박 운영사와 실소유주는 '항로 이탈'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선박의 실소유주인 A사와 현지 운영을 맡고 있는 B사간의 선박 운영권 다툼은 경찰 수사에 이어 국내 사법부에서 판가름 날 예정이지만 이 선박의 항로이탈 등에 대해서는 이 선박의 국적이 기니비사우 소속이라서 현지에서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선박 운영권 분쟁에 휘말린 이 선박 선장 이 모(56)씨는 지난 14일 뉴시스와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외국선원 납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박의 실 소유자인 A회사에서 '기니꼬나크리' 입항을 요구했고, 선원들과 합의를 거쳐 지난 9일 입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선장은 A사와 B사간 경영권 다툼으로 현지 선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선박의 연락 두절 당시 체불 임금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연락 두절 사태 이후 A사는 임금을 모두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선장은 "한국인 선원들의 임금 1개월 분과 외국인 선원 두 달 정도의 임금(3만~4만 달러)이 밀려 있었으며, 현재는 모든 임금이 A회사 선박 실제 소유주가 지급해 밀린 임금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기니비사우 당국은 접수된 신고를 토대로 선장 이 씨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모 선박 대리점 관계자는 "해당 선박은 국적이 한국이 아니므로 국내 해양수산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며 "현재 기니비사우 국적에 따라 입항에 대한 '항로이탈' 사실 내용은 그 나라 해양법에 따라 처리가 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g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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