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삐-' 소리 나는 '이명'..왜 나타날까
80% 이상은 문제 안 돼..심각한 수준 아니라면 '습관화' 방법도
(시사저널=서지민 객원기자)
귀에서 지속적으로 일정한 소리가 난다면 '이명(耳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명이란, 귀에서 소음이 반복되는 현상이다.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신체 내부에서 소리를 느끼는 것이다. 주로 중이염, 난청, 말초신경계 문제, 내과적 질환, 심리적 요인 등이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치아나 잇몸질환이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명은 그 자체로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명증만으로는 청력이 떨어지거나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이명의 80~90%는 그냥 들리는 경우다. 이명은 누구나 흔히 겪는 증상이며 인식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이명 증상은 다른 질환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 감각신경성 이명
이명의 소리는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은 '삐'하는 소리가 이어지는 것이지만, 매미나 귀뚜라미 우는 소리·시냇물 소리 등도 들린다. 이런 이명은 주로 '감각신경성 이명'으로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에서 발생한다. 실제 환자의 80~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가장 흔한 이명이기도 하다.
▲ 혈관성 이명
혈관 박동이 귀 안에서 크게 들리는 것도 이명의 한 종류다. 뇌에 주된 혈류공급을 담당하는 경동맥과 경정맥은 중이와 내이에 가까운데, 이 박동이 귀에 들리는 것이다. 이를 '혈관성 이명'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맥박과 동일한 박자로 소음이 들린다. 주로 열·빈혈·심한 고혈압이 있는 경우 혈액순환이 빨라져 발생하게 된다.
▲ '개방성 이관'에 따른 이명
'이관기능 장애'로 인한 이명도 있다. 이는 귀 안 유스타키오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귓속 압력 균형을 잘 맞추지 못해 발생한다. 이 관이 열려 있으면, 평소보다 자신의 목소리와 숨소리가 더 강조돼 울려서 들린다. 이 경우 갑작스러운 체중감소와 만성질환이 문제일 수도 있다.
▲ 체성감각성 이명
젊은 사람들에게 흔한 이명 유형도 있다. 젊은 층에게 흔한 이명은 '체성감각성 이명'이었다. 보통 이 경우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자주 쓰면서 취하는 나쁜 자세가 원인이 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쓸 때, 목·턱·어깨 등 귀 주변 근육이나 인대가 잘못된 자세로 유지되면서 체성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체성감각은 외부에서 신체 표면에 가해지는 촉감, 압력, 진동 등 다양한 감각 자극이다. 체성감각이 자극되면, 귀를 흥분시켜 이명이 발생하는 것이다.
▲ 난청성 이명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볼륨을 높여 듣는 습관도 이명의 원인이 된다. 귀가 85데시벨 이상의 이어폰 볼륨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때 난청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난청에 이르면 높은 톤의 소리부터 서서히 안 들리기 시작해 이명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난청의 경우 예방하지 않으면, 정도가 점점 심해지므로 조기에 대처해야 한다.
이명, 질환 아닌 '증상'…치료가능성 높다
이명은 특별한 질환이라기보다는, 신체 내부에 있는 원래 소리를 느끼게 되는 증상이다. 이 때문에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이명을 무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문의들은 이명이 들린다고 해도 이명에 무관심해지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또 가급적 조용한 곳을 피하며, 충분한 휴식을 통해 너무 피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어폰과 헤드폰도 멀리해야 한다.
이명은 종양이나 혈관질환이 원인이 아닐 경우 치료 가능성도 높다. 병원을 통해 약물요법으로 60~70%, 이명 재훈련 치료법으로 80% 이상 치료할 수 있다. 재훈련 치료법은 심리상담과 소리치료로, 일상에서 이명을 습관화시키는 연습이다.
그래도 이명이 신경 쓰인다면 약을 복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한 일반의약품도 이명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이 약은 귀 주변의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신경계 기능과 스트레스를 조절해 이명 증상을 완화한다. 일반의약품이지만, 역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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