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조은희, 맞수 아닌 박영선 비판 '맞장구' 토론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맞수토론은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각자 주요 공약을 충분히 소개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다만 맞수토론 취지와 달리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지 않아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오 전 시장과 조 구청장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맞수토론에서 만났다. 두 후보는 2010~2011년 서울시장과 정무부시장으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먼저 조 구청장은 오 전 시장의 주택공급 공약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조 구청장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1년에 7만7000호를 공급했다. 오 후보 공약과 박 전 시장이 공급한 주택 수가 별로 차이가 안 난다"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5년간 3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이 재임 시기에 마곡지구와 같은 대형 택지를 개발했기 때문에 고 박 전 시장의 주택 공급이 가능했다며, 현 시점의 상황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서울에는 민간이 쓸 수 있는 가용 토지가 고갈돼서 없다. 전부 재개발, 재건축을 통하든가 건물을 허물어야 한다"며 "빈 땅에다 하는 것과 속도 차이가 많이 난다, 박 전 시장이 전임 시장 덕분에 쉽게 한 것을 감안한 착시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구청장은 오 전 시장의 용적률 규제 완화 공약에 대해서도 물었다. 오 전 시장이 재임 당시 반대한 2종 일반지구의 7층 규제 완화 주장을 내세운 이유를 추궁했다.
오 전 시장은 경제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명했다. 오 전 시장은 "그 때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경제위기가 왔고, 집값 안정 바탕이 있었다. 용적률을 바꿔서 건축경기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인센티브를 활용할 필요가 없던 시절"이라며 "지금은 어떻게든 빠른 속도로 건물주, 토지주들이 허물고 새로 짓도록 유도하는 정책 구상을 새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의 주도권을 가져온 오 전 시장은 조 구청장의 주요 공약을 칭찬했다. 조 구청장의 공유 어린이집 공약에 감동을 받았다며 정책 구조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조 구청장은 "대기줄이 40% 줄었고 부모님과 교사 만족도는 90%를 넘는다. 서초구 어린이집의 절반이 공유 어린이집"이라며 "제가 시장이 되면 국공립 어린이집을 많이 짓고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조 구청장이 도입한 횡단보도 그늘막과 청년 블록체인 칼리지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신의 청년 대책 아이디어를 블록체인 칼리지 정책에서 얻었다는 '깜짝' 고백도 했다.
여당 후보 경선에 나선 박영선 전 장관에 대해서는 함께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박 전 장관이 자신의 공약을 베꼈다는 조 구청장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는 "박영선 후보가 21개 다핵도시 낸 것 보고 표절이 아니냐 이런 말씀을 했는데, 두 분이 생각하는 다핵도시 개념이 비슷하냐"며 조 구청장이 해당 주제에 대해 발언할 기회를 줬다.
조 구청장은 "제가 작년에 국회 포럼에서 서울시가 25개 다핵도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숫자 4개를 줄인 것"이라며 "베껴도 제대로 베껴야 한다. 우상호 후보가 박 후보께 '누님 서대문구는 없어지는 거냐'고 물었다고 들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출신인데 기업, 신기술을 보호할 수장이었는데 야당 후보들의 공약을 아무렇지도 않게 베끼고 발표하는 걸 보고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도 "21개 다핵도시를 들으면서 중심부마다 수직정원 얘기를 듣고 기가 막혔다"고 거들었다.
조 구청장은 박 전 장관의 인재 영입과 관련해서도 "무능한 문재인 정부 장관들을 고문으로 영입하고 있는데 가장 걱정되는 게 정경두 영입"이라며 "왜 서울시장을 평양의 들러리로 만들려고 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오 전 시장은 "(국민의힘) 4명 중 누가 나와도 민주당 시장보다 낫겠다 생각하며 지켜보셨을 것"이라며 "우리 4명은 원팀이다. 힘을 합쳐 멋지고 치열한 경쟁을 하며 반드시 서울시장을 찾아오겠다"고 강조했다.
조 구청장은 "오 후보님은 10년 전 호흡을 맞췄던 존경하는 동반자"라면서도 "서울시민은 변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 무능한 10년을 심판하기 위해 저 조은희가 승부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후보 토론은 1000명의 평가단이 ARS(자동응답시스템)로 평가해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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