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내가 오른쪽? 중도"..오신환 "강경보수 회귀땐 또 실패"
일대일 토론 방식으로 맞붙어
나경원·오세훈에 공세 집중
오신환 "羅후보 확장력 한계"
羅 "4선 경험 살려 與와 협치"
조은희·오세훈은 공방 대신
행정성과 거론하며 치켜세워
이날 토론은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이 당 예비후보군 중 지지도와 인지도 면에서 '2강' 체제를 만들어온 만큼 주로 이들에 대한 정책 검증과 공세 성격을 띠었다. 특히 오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저출산·부동산 공약과 20대 국회 시절 보여준 리더십, 보수 노선에 대해 공세를 퍼부었다. 오 전 의원은 앞서 나 전 의원의 청년층·신혼부부 최대 1억1700만원 주거자금 이자 지원 공약에 대해 불거졌던 '퍼주기 논란'을 처음부터 파고들었다. 그는 해당 공약이 발표된 직후 "나경원 후보가 현실성 없는 황당한 공약을 했다. 나경영(나경원+허경영)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주거 안정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토지임대부 주택을 짓는 경우 최대한 이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기회의 사다리를 두껍게 해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오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직주공존 융·복합 도시 개발 △대학가 반값 아파트 1만가구 공급 △민간 주택 10년간 40만가구 공급 등 공약에 대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공약과 거의 흡사하다"며 따져 묻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이 보여온 정치 노선에 대한 공격과 반박도 이어졌다. 나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냈던 2019년 당시 '조국 사태'로 광화문 집회에 뛰어들었던 점과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던 점을 집중 질의했다. 이어 오 전 의원은 "강경 보수 깃발로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나 후보는 확장력에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공세가 지속되자 오 전 의원 발언 중 깊게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어 "제가 왜 가장 오른쪽인가, 오히려 중간에 가까운 성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 온 국민이 광화문광장에 나갈 때 가만히 지켜봐야 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제는 야권 단일화로 정말 오른쪽부터 (범여권인)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까지도 같이 이야기하는 '자유주의 상식 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여당이) 헌법을 유린하는 데에는 맞서야 하지만 시민 삶을 위한 것에는 충분히 공감해야 한다"며 "제 정치 경험으로 민주당 시의원들과 정부를 설득하고 시정에 협치를 이끌어내겠다"고 반박했다.
2부에서 맞붙은 조 구청장과 오 전 시장은 경쟁하기보다 오히려 서로의 행정 성과를 추켜세우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구청장은 기자 출신으로,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때 여성가족정책관으로 발탁돼 정무부시장까지 지낸 인연이 있다.
이번 맞수 토론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선거 흥행과 후보 검증을 위해 기획한 행사로 이달 19일과 23일에는 후보들이 각각 상대를 바꿔가며 토론을 계속한다. 기존 선거 토론회가 여러 명이 다 같이 나와 사회자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토론회는 두 후보만 무대 위에 올라와 서로 마주 보고 질의응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인사말과 비전 발표 2분, 상호 토론 16분, 마무리 2분 등 한 사람에게 발언 시간 20분이 할당됐고 토론에는 사회자도 개입하지 않았다. 격식 등을 없애 유권자 흥미를 끌겠다는 의도와 함께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밀리고 있는 당 후보들 지지율을 반등시키겠다는 복안도 깔렸다. 토론은 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생중계돼 실시간 시청자가 한때 3000명에 달했다.
한편 국민의힘 바깥에서 야권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안 대표는 이날 코로나19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받은 서울 명동거리 한 상가 공실을 찾아 '글로벌 경제도시 서울 V4'라는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4대 키워드로 △지식자본도시 △코스모폴리탄 △융합경제 △공유가치 등을 꼽고, 이를 실현할 공약으로 △융합경제 혁신지구 10곳 지정 △서울형 테크시티 6곳 조성 △소상공인안심재단 설립 등을 제시했다.
[정주원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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