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과 있는 곳에 보상?"..LG전자 MC는 위로금 100만원

H&A사업본부 최대 750%, 본사는 240~380%
MC는 성과급 없이 '위로금'..이달 26일 지급 예정
"민노총 가입하자"..성과급 논란 LG로 이어져

[이데일리 강민구 장영은 기자] LG전자(066570)가 지난해 실적에 대한 사업부문별 성과급을 확정하면서 산업계 성과급 논란이 다시 확산되는 모양새다. 초과 실적을 달성한 사업부엔 최대 750%의 성과급이 책정됐지만, 적자 사업엔 ‘위로금’ 수준의 금액이 배정됐다.

LG전자가 16일 지난해분 성과급을 확정 통보하면서 성과급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사진= 연합뉴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오후 노경협의회를 열고 지난해분 성과급을 확정했다. 사업부문별로는△생활가전(H&A)사업본부가 최대 750%로 가장 높았고, △비즈니스솔루션(BS)본부(350%) △본사(240~380%) △홈엔터테인먼트(HE)본부(100~200%) 등의 순서였다.

‘사업 철수설’이 제기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지난해에 이어 성과급 없이 격려금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초과 이익을 나눠갖는 성과급의 취지를 생각했을 때, 적자를 낸 사업부에 성과급이 돌아가지 않는 것은 일견 당연하지만 내부 직원들의 박탈감은 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MC사업본부 인력은 영업직 포함 3700명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사업본부를 선택해서 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모두 열심히 일했는데 사업부의 성과에 따라 차별대우를 받는 것 같아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며 손실액은 5조원에 달한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20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같은 사업본부 안에서도 제품별로 성과급이 다르게 책정된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LG전자 직원은 “올해부터는 제품군이 아닌 사업본부 단위로 성과급이 책정된다고 들었는데 별다른 공지도 없이 원칙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현재 LG전자 직원들의 교섭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노조)이 사측의 논리에 끌려다닌다며,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노조로 갈아타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 LG전자 게시판에는 사측의 늦은 성과급 통보와 책정 원칙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민주노총 가입을 독려하는 내용의 글이나 댓글이 다수 눈에 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해에는 사업부별로 전년도 성과에 따라 최대 기본급의 5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당시에도 MC나 전장(VS)사업 등 적자를 기록한 부문은 성과급 없이 격려금 100만원을 지급했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