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교수 "65세 이상 접종 연기..백신 신뢰 깎을 수도"

인현우 2021. 2. 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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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시작하는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을 연기키로 결정하자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AZ 백신의 65세 이상 사용을 연기한 결정이 오히려 백신에 대한 신뢰를 깎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1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이유로 고령층 접종을 미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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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4차 대유행, 백신 도움 없이 막아야 돼"
한 의료진이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마나우스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담긴 약병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정부가 26일 시작하는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을 연기키로 결정하자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AZ 백신의 65세 이상 사용을 연기한 결정이 오히려 백신에 대한 신뢰를 깎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1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이유로 고령층 접종을 미룬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연기 이유로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 논란은 국민과 의료인의 백신 수용성을 떨어뜨려 접종률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이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지난 11일에도 "임상 논란 때문에 AZ 백신 접종을 미룰 이유가 없다"며 "접종이 예정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날 올린 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유럽 개별 국가에서 65세 이상에 대한 사용을 자료 미비를 이유로 미루며 논란이 발생했지만 이미 영국에서 150만 도즈 접종 결과 큰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학적 근거로 판단할 때 안전성은 문제가 없고, 효과성은 다른 백신보다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나 중증화 방지에 있어서는 그래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65세 이상 접종 연기를 선택했지만, 이는 오히려 백신에 대한 신뢰를 결정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미 한 차례 고령층에게 접종이 연기된 백신을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접종을 권고할 수 있을지 매우 걱정스럽다"고 했다.


"백신 효과 논란이 정치화돼 아쉬워"

정재훈 교수 페이스북 캡처

정 교수는 "이번 결정은 결과적으로 고령층 대상의 백신 접종을 미룬 것"이라며 "곧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 4차 유행을 백신의 도움 없이 막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3월 말에서 4월 초 노령층 접종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본격적인 보호 효과는 4월 중순이 지나야 나타난다"면서 "우리는 오늘부터 약 2달간을 백신의 본격적인 도움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등 기존 방식으로만 버텨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성을 둘러싼 논쟁이 정치화되고 언론의 문제로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논란은 백신 자체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문제보다①아스트라제네카사의 백신 개발 과정의 문제②화이자·모더나 등 선행 백신의 효과③우리나라 백신 도입 일정 지연이 합쳐지며 증폭됐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백신에 대해) 기초적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구분이 안 되고, 효과성에서도 감염 예방과 중증도 예방 같은 것들이 혼재되고 있다"며 "잘 설명해 드리려 노력하는데 참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65세 이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4월부터 맞을 듯

16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청당동 실내배드민턴장에 마련된 중부권역 예방접종센터. 천안=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문제가 해소되는 시점을 3월 말에서 4월 초로 예상, 그 이후 고령층 접종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정경실 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고령자를 많이 포함한 임상시험 결과가 3월 말에서 4월 초께 나오고, 영국도 고령자를 포함해 접종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며 "3월 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이분(고령층)들께 접종해도 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도입 백신으로 접종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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