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全가족이 연결해 함께 쓰는 '빅데이터 호수' 만들겠다"
"AI를 더해 새로운 가치 창출"
100여 자회사 데이터 한데 모아
고객 정보 활용 '시너지' 기대
코딩 몰라도 되는 AI생태계 조성
‘엔터프라이즈 호.’ SF영화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들어봤을 이름이다. 미국의 유명 드라마 ‘스타트렉’ 시리즈의 우주선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곳을 과감히 밟아보는 것”이 엔터프라이즈 호의 임무다. 회사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 고른 사명이 ‘엔터프라이즈’. ‘모든 것에 AI를 더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최동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기술실장(부사장·46)은 이 새로운 모험의 ‘1등 항해사’다.
‘선택과 집중’으로 갈고닦은 카카오 AI
“카카오가 구글을 이겼다.”
지난 8일 경기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만난 최 부사장은 나직한 말로 자랑스러운 기록 하나를 공개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출범 3개월 만인 2020년 2월, 미국 예일대가 주최한 스파이더 챌린지(SPIDER Text-to-SQL Challenge)에서 60.6점을 기록하며 2등을 차지한 것이다.
구글, 아마존, 세일즈포스 등 해외 유명 기업들과 텔아비브대 연구팀,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팀을 제친 결과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서 이름을 딴 ‘라이언SQL v2’ 기술에 대해 최 부사장은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의 AI 기술을 얼굴 인식과 대화처리 영역 등에서 뾰족하게 갈고닦았다”고 했다.
카카오가 2위를 기록한 스파이더 챌린지는 자연어의 형태로 사용자가 질문했을 때 기업 내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효율적으로 검색하는(NLI2DB: natural language interface to databases) 알고리즘 대회다. 카카오는 복잡한 SQL 언어 대신 자연어의 형태로 보다 쉽게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자연어처리뿐 아니라 안면인식 분야에서도 세계 ‘톱 클래스’를 자랑한다.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주관한 안면인식 공급업체 테스트(FRVT: face recognition vendor test)에서 지난해 3월 세계 3위를 기록했다. 비자 사진, 상반신 사진, 실생활 환경에서 촬영된 얼굴 사진 등에서 두 사진을 놓고 동일인 여부를 판별하는 AI 기술을 인정받은 것이다.
안면인식을 비롯한 지난해 연구 결과는 26건의 논문으로 엮여 최고 권위의 국제 학회지에 공개됐다. 최 부사장은 “과거에는 사람의 얼굴을 카메라가 인식하기 위해선 잠시라도 카메라 앞에 가만히 서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던 것이 이제 카카오가 개발한 기술을 사용하면서 사람이 카메라를 인식하지 않고 스쳐 지나가도 인식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MS 출신 등 세계적 ‘인재 뱅크’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해외 유수 챌린지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인재들의 합류도 이어졌다.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승선한 선원은 800명 정도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있던 개발자도 합류했다.
해외와 비교해 부족한 데이터는 약점이다. 최 부사장은 “중국은 안면인식 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AI 개발에선 학습이 중요한데 중국 기업들은 한 업체에서 수십억 건의 얼굴 사진을 수집한다. 한국에서는 현실적으로 그 정도 데이터를 모을 수가 없다”고 했다.
최 부사장은 ‘카카오 데이터 레이크(Lake)’를 통해 극복하겠다고 했다. 그는 “카카오 자회사가 100개가 넘는다”고 했다. 굵직한 것만 언급하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이다. 대부분 온라인 기반 회사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다른 회사들과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사장은 “데이터를 익명화하는 기술은 많이 발전했다. 규정과 절차를 따라 카카오에서 관리하는 데이터를 한군데로 모을 수만 있다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지고, 엄청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긴 항해 도중 만나게 될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AI를 모르는 사람도 쓸 수 있는 AI’를 꼽았다.
“‘AI as a Service(AIaaS)’라는 개념이 있어요. AI를 하나의 상품이나 서비스처럼 사용하는 겁니다.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AI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바로 쓸 수 있도록 계속 발전시키면서 AI 생태계의 저변을 넓히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 최동진 실장은…
△1975년생
△KAIST 전산학과 학·석·박사
△다음커뮤니케이션 멀티미디어기술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랩 팀장
△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기술실장·부사장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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