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재계에 활력 불어넣어주길.."..경제단체장 리더십 교체 바람

김영수 2021. 2. 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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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대한상의 회장 사실상 수락..ESG 경영·기업규제 완화 속도
차기 무역협회장에 구자열 LS그룹 회장 유력..경제계 목소리 대변 기대
전경련 후임 회장에 김승연 회장 거론..경총 상근부회장엔 이동근 원장 유력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경제단체장 교체로)재계의 목소리가 제대로 (정부·여당에)반영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큽니다.”

새해 들어 대한상공회의소와 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국내 주요 경제단체장 교체 바람이 불면서 새롭게 바통을 이어받을 지도부에 쏠리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재계 입장을 대변했던 전경련이 국정농단 사건을 거치면서 4대 그룹이 모두 탈퇴하는 등 대표성과 위상이 떨어진데다 거대 여당 주도로 기업을 옥죄는 반(反)기업법이 속속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상법을 포함한 기업규제 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대해서도 재계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돼 수정입법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최근 여당이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익공유제 역시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제단체장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가장 먼저 대한상의는 지난 1일 박용만 회장 후임으로 최태원(61) SK그룹 회장을 단독 추대한 상태다. 최 회장은 당시 입장문을 통해 “추대에 감사드린다”며 “상의와 국가 경제를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회장직을 공식 수락했다. 최 회장이 이달 23일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되면 내달 24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최종적으로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아버지인 고(故) 최종현 회장(전 전경련 회장)에 이어 재계 대표를 맡는 것으로, 4대 그룹 수장 중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건 최 회장이 처음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 ‘새 기업가’ 정신을 설파하고 있는 최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다. 재계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경영에 접목했던 최 회장이 재계 현안에서도 합리적 대안을 찾아 정부·여당과 소통하면 기업을 옥죄거나 경제활력에 찬물을 끼얹는 입법이나 규제들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사진=LS)
오는 19일 회장단 회의와 이사회를 거쳐 차기 수장을 공식 추대할 예정인 무역협회 차기 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김영주 회장 후임으로는 구자열(68) LS그룹 회장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이 후보로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구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낙점될 경우 15년 만에 재계출신이 다시 수장을 맡게 된다. 구 회장이 다소 앞선 가운데 장관급 관료 출신이 막판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 회장은 과거 무역협회장을 지낸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업계를 두루 알고 있는 재계 맏형이자 마당발로 통한다. 앞서 차기 대한상의 회장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대외활동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 회장은 특히 현 정부의 한국형 뉴딜과 맞물려 전력인프라와 태양광,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LS그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면서 정부 정책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재계 역시 이같은 굵직한 구 회장의 면면을 고려한다면 차기 무역협회 회장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시각이다. 구 회장이 단독 추대되면 이달 24일 정치총회에서 회원사 의결을 거쳐 회장(임기 3년)으로 공식 선임된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명예회장).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전경련도 이달 26일 차기 회장을 추대하는 정기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허창수(73)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4연임째인 허 회장이 누차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밝혀온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인 만큼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에 복귀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상근부회장이 교체된다. 김용근 상근부회장이 임기를 1년 남겨 놓고 최근 정부여당의 기업규제 입법 처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기 때문이다. 후임으로는 이동근(64)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과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 등을 거쳐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등을 역임한 이 원장은 손경식 경총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을 당시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경총은 17일 회장단 회의에서 이 원장 선임 문제를 결정하고 오는 24일 이사회와 총회를 통해 공식 확정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처럼 경제단체 수장들이 대거 바뀌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리더십 교체로 인한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차기 경제단체장들의 역할이 커질 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영수 (kys7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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