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허위공시 의혹에..쇼크 맞은 바이오주 '파란불'
코스피 지수가 3100선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코스닥 시장에 폭탄이 떨어졌다. 에이치엘비의 허위공시 의혹이다. 최근 잇따르는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소식 등으로 도약을 꿈꾸던 바이오 업계에 대형 악재가 터진 셈이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25포인트(0.52%) 오른 3163.25에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242억원, 2325억원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6746억원 순매도하면서 지수가 크게 오르지 못했다. 외국인 순매수세는 나흘째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이틀간 7000억원 규모 매수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세가 꺾였다.
업종별로는 쿠팡 기대감에 종이 목재 업종이 홀로 4% 올랐다. 소외됐던 배당주 KT 덕분에 통신업도 3%대 상승했다. 음식료, 서비스 등은 2%대 올랐다. 반면 의약품과 기계는 1%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오갔다. NAVER와 카카오만 2%대 강세를 보였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강보합세를 기록했다. LG화학은 1%대 내렸고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4.23포인트(0.43%) 떨어진 977.74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91억원, 607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이 1848억원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주들은 줄줄이 파란불을 켰다. 에이치엘비 악재 탓이다. 에이치엘비가 자사 항암 치료제의 미국 내 3상 시험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바이오주 투자심리가 전체적으로 악화됐다.
이에 에이치엘비가 27% 떨어진 것을 비롯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씨젠, 알테오젠이 고루 2~3%대 하락했다.
에이치엘비 쇼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19년 7월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실패로 바이오주 동반 급락을 촉발한 바 있다.
당시 리보세라닙의 전체생존기간(OS)가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임상 3상이 성공적이라는 논문 결과를 발표해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 기간 에이치엘비 주가는 요동쳤다. 글로벌 임상 3상 기대감에 8만원대에 유지되던 주가는 임상 실패 발표 직후인 7월말 1만9000원선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자체 논문결과가 발표된 9월 이후에는 주가가 지속 치솟아 10월중 18만원대를 찍었다.
당시에도 증권업계에서는 '셀프 임상발표'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있었다. 결국 에이치엘비가 해당 논문으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에이치엘비는 시장 신뢰를 잃게 됐다.
투자자들은 에이치엘비가 초래한 사건이 바이오주에 대한 전반적 투심을 악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코스피 대비 코스닥 시장이 부진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은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제약바이오주가 대거 포진된 탓에 바이오주 부진 영향을 받아왔다.
가장 기대했던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는 시장이 국내로 한정된다는 지적 속 약발을 받지 못했다.
연초 있었던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도 바이오 기업들의 대형 계약 없이 끝났다. 지난 연말 대주주 양도세 이슈로 주식을 매도한 이들이 없었기에, 연초 반발 매수세 유입도 없었다.
에이치엘비 악재가 우는 아이 뺨 때리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에이치엘비 사건으로 인해 기존 임상 결과 관련 노이즈가 있던 기업들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임상에 대한 해석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약바이오 업체별로 전문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업종 전반으로 확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CMO(위탁생산) 업체들의 경우에는 그간 급등한데 대한 조정 성격으로 봐야한다"며 "전체 바이오 섹터에 악영향이 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당시 임상 실패한 바이오주들이 모두 급락했는데 에이치엘비는 셀프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부정한 방법으로 혼자 살아남은 것"이라며 "그래도 지금은 SK바이오팜을 비롯해 대형 바이오기업들이 신뢰를 얻고 있고 에이치엘비도 시장을 흔들만큼 존재감이 크지 않아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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