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공약마다 비현실"..오세훈-조은희, 토론서 '박영선 때리기' 의기투합

2021. 2. 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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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본경선 1차 TV토론, 분위기 '훈훈'
주택 공급·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 공약 점검
21개 다핵도시 등 박영선 겨냥해 '십자포화'
오세훈, 조은희표 정책 칭찬.."진정한 위민"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서 오세훈(왼쪽), 조은희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오세훈 전 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16일 1차 맞수토론에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후보는 토론 시간 내내 서로의 공약을 검증하며 칭찬하는가 하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며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네거티브 공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TV토론 첫 발언과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민의힘) 후보 4명이 혼연일체가 돼 멋진 경쟁을 펼치고 원팀이 돼야 한다”며 “우리 4명이 원팀이 돼 힘을 합치겠다. 멋진 경쟁,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도 칭찬할 것 하면서 반드시 서울시정을 찾아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은희 후보도 “국민들은 방역수칙 지키느라 부모님께 세배도 못갔는데 대통령은 ‘장보기 쇼’가 웬 말이냐. 백신이 가장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한 백신을 구하는데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는 불효 정부”라며 “실력으로 박영선 후보를 잡고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는 승부사 되겠다”고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조은희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두 후보는 특히, 한 마음으로 박영선 후보의 공약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21개 다핵도시,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창동 반값 아파트,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 인사들의 캠프 영입 등이 주요 공격대상이 됐다.

조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해 ‘표절 후보’라고 단언하며 “박 후보가 21개 다핵도시를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제가 작년 국회 포럼과 제 책에서 25개 다핵도시를 얘기했는데, (박 후보는) 이것을 21개로 줄였다”며 “그렇다면 기초단체장 입안권은 어떻게 되는지, 참 행정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껴도 제대로 베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오죽했으면 우상호 후보가 박 후보에게 ‘누님, 그럼 서대문구는 없어지는 것이냐’고 물어봤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조금 더 찾아보니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5분 컴팩트 도시를 공약하셨다. 박 후보의 공약은 조은희표와 박형준표 공약을 짜깁기한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도 “(박 후보의) 21개 다핵도시 얘기를 들으면서 각 중심부마다 수직정원을 만든다는 말씀을 듣고 기가 막혔다”며 “사실 다핵구조를 만들자는 것은 요즘 도시건축학자들 사이에 유행처럼 나오는 얘기인데, 이것을 지나치게 보편화해서 21개 다핵도시를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세훈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 후보는 또, 박 후보가 30만호의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한데 대해 “30만호의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려면 국공유지가 있어야 하는데 적어도 송파구 면적 정도의 빈땅이 필요하다”며 “때문에 어렵다고 했더니 방법론으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말하더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제가 7년 전부터 연구해온 건데, 이것도 박영선 후보가 그대로 가져갔다”며 “그냥 도로 지하화는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데 활용방법까지 똑같아서 너무 놀랐다”고 받았다.

그러면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로 30만호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완전 불가능한 얘기”라며 “그 면적을 다 활용해도 절대 안되는데, 안 되는 말을 책임없이 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조 후보는 또, 박 후보가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을 캠프 고문으로 영입한데 대해 “문재인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는데, 심하게 걱정하는 분들은 서울도 평양한테 다 퍼줄려고 영입하냐는 소리를 하신다”고 꼬집었다. 오 후보도 “원래 본인이 일에 자신이 없거나 하면 누구를 안다, 누구를 친하다 과시를 하게 된다”고 돌려서 비꼬았다.

오 후보는 이어 “박영선 후보는 공약마다 현실성이 매우 떨어지는데, 민주당의 유력 후보로 등장해 걱정이 된다. 우리 4명의 후보가 힘을 모으고 혼연일체가 돼서 싸울 때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서 오세훈(왼쪽), 조은희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두 후보는 서로의 부동산 공약,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오 후보는 조 후보가 추진한 서초구의 ‘공유 어린이집’, ‘횡단보도 그늘막’ 등에 대해 “진정한 위민 행정”이라며 칭찬했다. 조 후보도 “오 후보님은 10여년 전 저와 서울시장-부시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존경하는 동반자”라며 “저는 여전히 오 후보님이 성공하시기를 믿고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오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 출마 과정에서 고민하고 공약을 다듬으며 피폐해진 서울, 정체된 서울을 보면서 정말 피눈물을 흘리고 반성을 많이 했다”며 “제 마음의 빚을 갚을 기회를 달라. 정말 열심히 해서 10년 정체된 서울시를 다시 뛰도록 하겠다. 정권교체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역설했다.

조 후보는 “서울시민은 변화를 원한다. 시대정신이 바뀌면 사람도 바뀌어야 한다”며 “서울시 10년, 무능한 10년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우리 보수도 참신하고 실력있는 인물로 승부해야 한다. 저 조은희가 승부사가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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