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삼성 OLED 탑재하지만..고급차 선점한 LG디스플레이 여유만만

김양혁 기자 2021. 2. 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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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차와 손잡고 車 OLED 점유율 확대
‘점유율 92%’ LG디스플레이, 고급차 위주 선점
"돈 안 되는 소형 OLED 들어가봤자"

차량용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 5’에 발광다이오드(OLED)를 납품하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를 꾀한다. 지난해 매출 기준 차량용 OLED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를 추격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것이다. 하지만 차량용 OLED 크기와 수익성이 비례하는 만큼 실익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기준 차량용 OLED 시장 점유율 92.5%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플라스틱(P)OLED를 개발한 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에스컬레이드를 시작으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등 세계 고급차 업체를 위주로 고객사를 넓히는 중이다. OLED는 물론, POLED의 경우 단가가 높은 만큼 대중차 업체보다 부품 가격 부담이 덜한 고급차 업체가 주요 거래처다.

POLED는 유리 기판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원형, 다각형 등의 2차원 디자인은 물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대변되는 3차원 디자인 혁신이 가능하다. 곡면으로 이뤄진 자동차에도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차량용 패널 시장은 액정표시장치(LCD)가 대부분이지만, 화질이 좋고 구부릴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만큼 앞으로 POLED 비중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세계 강자로 우뚝 섰다. 2019년 매출 기준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20%로, 1위에 올랐다. 특히 10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05년 정보안내 디스플레이(CID)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차량용 디스플레이 트렌드에 맞춰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사이즈에 대한 투자와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시장 점유율 6.9%에 그치고 있다. 오는 3월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처음 적용한 전기차 ‘아이오닉 5’에 OLED를 공급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차량용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고 있는데,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소형보다는 대형에 집중하고 있어 현대차로서는 선택지가 딱히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합친 총 99%의 점유율 가운데 나머지인 0.6%는 중국 BOE가 차지하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 제품과 비교해 라이프 사이클이 긴 편이다. 그만큼 안정적인 생산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자동차가 안전과 직결하는 만큼 높은 신뢰성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에 비해 낮은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디스플레이가 현대차에 OLED를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글로벌 완성차에 제품을 공급한 이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독일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에도 2018년부터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사이드 뷰 카메라를 문 옆쪽에 달아 사이드미러 대선 문 측면에 내장된 디스플레이가 차량 후방에 대한 시야를 제공하는 원리다. 아이오닉 5에 적용될 기술 역시 이와 유사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현대차의 만남은 점유율 확대와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시장 가능성이 큰 차량용 OLED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완성차라는 고객사 확보가 필수다.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OLED 시장은 지난해 24만대에서 오는 2025년 440만대까지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OLED 제품은 크기가 작을수록 수익성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가 차량 부품 가격 경쟁력을 의식해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을 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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