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회장 "임상 허위공시 사실무근..美 FDA서 보완자료 요청"

김건우 기자 2021. 2. 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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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리보세라닙 임상적 유의미성 확보"..식약처 치료목적 사용승인도 받아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16일 오후 2시 유튜브를 통해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임상 결과 허위 공시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 심의를 마친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소명 및 입증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한 매체는 에이치엘비가 2019년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공시한 혐의로 자조심 심의를 마치고, 증권선물 위원회 조치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보세라닙, 임상적 유의미성 확보"

진 회장은 우선 리보세라닙 임상 3상 결과 과정 및 데이터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은 에이치엘비의 미국 자회사가 말기 위암 환자 460명(3차 280명, 4차 18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에이치엘비는 임상을 마무리 짓고 위암 3차 또는 4차 치료제로 신약 허가(NDA)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에이치엘비는 2019년 6월 27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OS는 환자가 치료 시작 후부터 사망에 이르는 시간을 의미한다. 결과는 플라세보 대조군(가짜약 투약집단)보다 더 좋은 OS 중간값을 보였으나 기존 허가받은 약물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무진행생존기간(PFS)과 객관적반응률(ORR)은 뛰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진 회장은 당시 "1차 유효성 지표인 OS가 임상 목표치에 부합하지 않아 신약 허가 신청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진 회장의 발언을 '임상 실패'라고 단정했고, 주가가 70% 급락했다.

이후 에이치엘비는 전체 데이터를 확인한 뒤 8월 6일 "데이터 분석 결과 임상적 유의미성을 충분히 확보했고, 전문가 그룹의 조언과 협업을 통해 NDA 절차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위 자조심은 이 발표가 에이치엘비의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보고 있다.

진양곤 회장은 "위암 4차 치료제 임상에 참여한 180명의 OS, PFS, ORR 등이 신약 허가에 완벽했다"며 "외부 과학자 및 컨설팅 업체에서도 NDA(신약승인) 신청도 가능하다고 의견을 줬고, 자료가 완벽한 4차 치료제뿐만 아니라 3차 치료제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FDA, 서류 심사 이후 미팅에서 보완자료 요청"

진 회장은 금융위 자조심이 문제 삼은 FDA와의 서류심사 및 사전미팅(Pre-NDA) 과정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날 한 언론이 제기한 FDA의 부정적 평가는 서류심사 평가 내용이라고 전했다. FDA는 서류심사를 한 뒤 미팅을 통해 보완 필요사항을 알려준다.

진 회장은 "서류심사에서 'Fail'(실패)라는 단어가 사용된 문장이 회의록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임상 실패가 아니라 통계적 유의성 확보해 실패했다는 것"이라며 "대면 인터뷰 회의록에는 NDA 보완자료가 완성되면 다시 검토하자고 되어 있다"고 말했다. FDA가 서류심사에서는 1차 유효성 지표에 도달하지 못해 NDA를 진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지만 대면 미팅을 한 뒤 보완자료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진 회장은 "조언에 따라 NDA 준비를 해왔지만 코로나19 펜데믹 등으로 보완서류를 다 확보하지 못했다"며 "임상 결과 문제는 충분히 소명 가능하고 입증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중국에서 매년 3000억 팔리는 리보세라닙, 증선위 선택은?

리보세라닙은 2014년 아시아 1위 제약사인 중국 항서제약이 위암 치료제로 시판허가를 받아 매년 3000억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항서제약은 올해 리보세라닙을 간암 치료제로 추가 시판 허가를 받았고,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유방암 등에 대해서도 병용 임상을 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도 위암 외에 선양낭성암, 간암 1차, 위암 2차, 대장암 3차, 육종 등에 대한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암 말기 환자 대상 치료 목적 사용 승인도 받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문제가 된 신약 개발사들의 임상 실패와 에이치엘비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증선위 입장에서도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치료제의 임상 결과를 허위라고 판단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은 22종 암에 대한 임상이 진행 중이고, 500여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약효와 안전성은 입증됐다고 자신한다"며 "임상 실패가 아니고 서류 보완 등 과정이 남아 있어 신약 허가 등을 위한 실질적인 신청 단계는 지연될 수 있겠지만 단순한 실패와는 다르다”도 말했다.

그는 이어 “20만 주주들의 경제적 문제가 달린 만큼 책임지고 유튜브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발표하겠다"며 "증선위를 통해서 사실 관계를 소명하고, 임직원의 명예를 지켜나겠다.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겠다. 우려할만한 일은 없을 것이다.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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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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