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법원 직원도 가세.."법관대표회의와 법원노조는 왜 침묵하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성근 녹취록’ 거짓 해명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직 법원 주사(6급)가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법원노조와 전국법관대표회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김 대법원장이 탄핵 소추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해 인격권 등을 침해했다는 진성을 접수,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법 보안관리대 소속 A씨는 16일 오전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 청산을 외치며 벌떼처럼 일어났던 전국법관대표자회의와 법원노조의 침묵은 정말로 상식 밖”이라는 취지의 글을 작성했다.

A씨는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에 대하여도 그 전처럼 정의의 외침을 부르짖어야 마땅하다”며 “그런데 전국법관대표자회의와 법원노조는 묵언수행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전국법관대표자회의와 법원노조는 같은 사법농단에도 외침과 침묵을 선택적으로 한다”며 “그들의 정의는 바로 선택적 정의”라고 꼬집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전국 각급 법원 판사들의 회의체로 2018년 11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징계 절차 외에 탄핵소추 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행위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밝힌 바 있다.

A씨는 법관대표회의와 법원노조를 ‘양아치’라며 다소 격앙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양아치는 오직 자신의 이해에 따라 행동한다”며 “전국법관대표자회의와 법원노조가 이번 사태에 침묵해서는 아니 되건만 침묵하고 있는 것도 양아치처럼 이해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 대법원장도 비판했다. A씨는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답변했다는 대법원장의 이중 거짓말은 사법의 신뢰를 스스로 붕괴시켰고 탄핵하자고 설치는데 사표를 어떻게 수리하겠냐는 대법원장의 말씀은 사법부를 정권의 제물로 바치겠다는 인식”이라며 “이런 최악의 대법원장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권위는 김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가 진정한 사건에 대한 것이다. 앞서 법세련은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절해 직업선택의 자유, 일반적 행동의 자유,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며 진정을 낸 바 있다. 법세련은 인권위에 진정을 내며 “김 대법원장의 인권침해 행위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대법원에 권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