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수면아래 야권잠룡들 지금 무엇하고 있나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10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다음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기대한다는 응답이 46%로, 현 정권 유지를 선호한다는 응답(40%)을 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정권 교체 기대가 정권 유지 기대보다 앞서는 결과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야권 대선 잠룡들의 지지율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선 여권 주자들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7%의 선호도로 1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야권으로 분류되는 인사 중에서 10%를 넘기는 후보는 없었다.
정치권에선 4월 보궐선거를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차기 대선 '풍향계'로 평가받는 선거의 결과에 따라 야권 잠룡들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1월 리얼미터 조사를 기준으로 5.2%, 이달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론 2%를 기록했다. 현재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홍 의원은 최근 안 대표에 관한 발언을 종종 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일정이 확정되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사감을 접고 안철수 후보를 받아주는 것으로 정리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1일엔 "4월 보궐선거가 끝나고 안철수 대표를 포함해서 반문재인 진영이 모두 하나가 될 때 야당 대선판이 시작된다"고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홍 의원이 안 대표를 강조함으로써 김 비대위원장의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홍 의원에겐 복당 문제가 남아 있다. 한 측근 인사는 "(복당에 반대하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은 재보선이 끝나면 물러나기로 했기 때문에 재보선 승패가 복당 여부의 변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공식적으로 (홍 의원이) 복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의 '전 도민 10만원 재난지원금'을 두고선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서민에게 쓸 돈을 기득권자에게 주는 반서민 정책"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측근들 설명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당 소속 의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한편 정책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한 측근 인사는 "현역 의원들 중에 드러나지 않게 유승민을 돕는 사람이 많다"며 "특히 초·재선 의원들이 적극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정책적 관심사는 기본소득으로, 찬반 양측의 교수·전문가들을 만나 공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현역 지사 신분인 만큼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원 지사 측은 "현역 지사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활동의 폭을 넓힐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4월 7일 보선까진 직분에 충실하고 그 이후에 상황을 보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SNS를 통해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이재명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재난지원금을 두고 "청년세대에 빚을 남기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지역화폐 효과를 둘러싼 이 지사와 조세재정연구원 간 논쟁을 두고 "(조세연) 연구자들에 대한 배타적 공격에서 독선을 목도했다"고 지적했다.
향후 본격적인 대선 도전을 위해 지사직을 내려놓을지, 그럴 경우 언제가 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잠룡으로 꼽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역시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오 전 시장도 출마선언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제 공약이 거의 다 5년 공약"이라며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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