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할머니 줄 전복죽까지 사 갔는데" 국가유공자 부부, 화재에 참변
오늘(16일) 새벽 1시 50분쯤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주택가 빌라 반지하에서 불이 났습니다.
오전 일찍 SBS 취재진이 직접 현장을 찾았는데 화재를 진압하고 7시간이 넘게 지났지만 불 냄새와 그을린 흔적이 여전히 남아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했습니다.
오늘 새벽 소방 당국은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섰고 20분 만에 불을 껐습니다.
이 불로 반지하 집에 살던 90대 노부부가 숨졌습니다.
집 현관문에는 '국가유공자의 집'이라는 명패가 걸려 있었는데, 취재 결과 숨진 92살 최 모 씨는 6.25 전쟁에 참전해 부상을 입은 전상군경 국가유공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최 씨는 한국전쟁 당시 강원도 금성지구 전투에 참여해 갈비뼈 등 부상을 입고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이들 부부를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성은 "불이 나기 전날 저녁에도 할아버지가 슈퍼에서 인스턴트 전복죽을 사가셨다"면서 "평소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할아버지가 자주 죽을 사서 가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재해위로금 등 정중히 예우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내일 합동감식을 진행하며 정확한 사고 경위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신정은 기자silv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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