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가 이상하네"..신안 지도침례교회 13명 확진에 전남도 '비상'

설 연휴 포함 등 위험요소 많아..또다른 감염원 배제 못해
선별진료소 설치·교회 임시 폐쇄..이동 제한도

신안군 지도읍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 News1 박진규 기자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전남 신안군에 있는 지도침례교회에서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최초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고 설 연휴 기간 접촉자 규모도 파악되지 않아 추가 감염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1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전남 누적 환자는 793명으로 늘었다.

12명 중 신안 지도침례교회 관련 확진자가 11명, 나머지 1명은 전남 771번 환자의 접촉자다. 신안 지도침례교회 확진자는 무안주민이 4명, 신안 주민이 7명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 14일 확진 판정을 받은 같은 교회 교인 A씨 부부(전남 777번, 778번) 접촉자다. A씨 부부는 지난달 25~31일, 2월3일과 7일 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부부는 애초 전북 완주에 사는 아들(전북 1083번)과 접촉한 것으로 분류됐다. 아들은 설 명절을 앞두고 지난 8일 신안을 찾았다가 13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표면적으로는 A씨 부부가 아들에게 감염돼 교회 교인들에게 전파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들의 부인이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면서 최초 감염경로가 불분명해졌다.

또 A씨 부부가 교회를 방문한 마지막 날이 7일이고, 아들을 만난 건 8일이라 또 다른 감염원 가능성도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아들의 부인이 음성이 나와 아들을 지표환자로 속단할 수 없다. 역학 조사에 따라 반대로 감염이 가능하다"며 "다른 감염경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도침례교회 교인은 44명(무안 13명, 신안 31명)이다. 이 중 41명은 교회에 다니고, 나머지 3명은 요양원이나 병원에 입원하거나 오랫동안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교회는 대면집회 금지 기간임에도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교회 목사 주재로 대면 강연회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교회 목사와 목사 부인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는 등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은 감염원 찾기와 추가 감염 차단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방역당국은 접촉부터 확진까지 상당한 시일이 있었던 점과 이 기간에 설 연휴가 끼면서 접촉자가 상당히 많았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 위험요소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역학 조사 중 아들이 지난달 23일에도 신안을 찾아 부모와 교회 목사를 만났다는 것을 확인하고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함께 무안 해제면과 신안 지도읍에 각각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지도침례교회를 방문했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 특정 장소에 방문한 주민들에게 검사를 받을 것을 안내하고 있다.

전남도 즉각대응팀과 무안·신안군 역학조사반은 CCTV와 GPS 분석 등으로 확진자 추가 동선과 감염위험이 있는 접촉자를 파악하고 감염원을 찾기 위해 강도 높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도침례교회를 방문했던 주민과 이들의 접촉자 등에 대해서도 이동중지 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교회는 일시 폐쇄하고 방역소독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신안군은 현재 교회가 위치한 지도읍 일대의 군내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고 다중이용업소 영업을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강영구 도 보건복지국장은 "지역 왕래와 가족·지인·동료 등 일상 속 접촉을 통한 개인간 감염이 집단발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며 "설 연휴기간 전후 타지역을 방문했거나 타지역 거주자와 접촉한 도민들은 증상유무에 관계없이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신안 지도침례교회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정규예배가 아닌 목사의 강연 등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교회에서는 좌석수 20%가 참석한 가운데 예배를 드릴 수 있었지만 강연이나 취식 등은 금지된 상황이었다.

이에 전남도는 신안군과 함께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다.

jun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