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서 운전대 잡아 환경미화원 숨지게 한 운전자 징역 3년6개월

[경향신문]
지난해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몰다 쓰레기 수거차량을 들이받아 환경미화원을 숨지게 한 30대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6일 대구 수성구 수성구민운동장 인근 도로에서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대구지법 형사2단독 이지민 부장판사는 16일 음주운전을 하다가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를 추돌해 환경미화원을 숨지게 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로교통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1·여)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피해자를 숨지게 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음주운전의 사회적 폐해와 국민의 법 감정 등을 고려하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 “A씨가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했지만,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고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A씨는 지난해 11월6일 오전 3시26분부터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대구 수성구 수성구민운동장역 인근 도로까지 약 2.8㎞ 거리를 지나다, 왕복 10차로 도로 중 5차로에 정차 중이던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량 뒤쪽에 타고 있던 수성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B씨(51)가 오른쪽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전 4시30분쯤 숨을 거뒀다. 또 수거차 운전기사(42)와 A씨의 차량 동승자(30)가 각 전치 4주와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16%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5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