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관심 많은 40대 "손실은 5% 정도만"
[경향신문]
대도시 사는 40대 1000명 설문
예·적금 비중 57.7%로 높지만
응답자 78% 이미 주식 등 보유
이 중 57% “투자 더 늘릴 계획”
이유로 “저금리” “목돈 마련”
대도시에 사는 40대는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를 늘릴 의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투자를 하지 않으면 목돈 마련이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전히 40대 금융자산의 58%가량은 예·적금이고, 원금보장과 5% 미만의 손실 정도만 감수할 수 있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안전 지향’이 강한 셈이다.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16일 발표한 ‘생애 금융보고서’를 보면 대도시에 거주하는 40대의 금융자산 가운데 58%가 예·적금이고 주식과 펀드 등 금융투자 비중은 24% 수준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을 포함한 총 자산은 평균 4억1000만원이고, 총 대출잔액은 평균 8000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서울 및 지방 4대 광역시(부산·대구·대전·광주)에 거주하는 40대 소득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온라인 설문조사한 내용이다.
40대의 평균 금융자산은 7000만원, 응답자의 28%는 ‘1억원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자산 가운데 예·적금이 57.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주식(15.6%)·기타금융투자(6.5%)·채권(1.5%) 등 금융투자상품은 23.6%를 차지했다.
여전히 예·적금 비중이 높지만 ‘투자’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는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78.2%는 이미 주식, 채권, 펀드 등을 보유한 금융투자자였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57.4%)은 앞으로도 금융투자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자가 아닌 경우에도 응답자 61.0%가 ‘자금·시간·정보 부족이 해소되는 등 여건이 허락하면 투자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40대의 금융투자는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도 확인됐다.
금융투자자 중 43.9%가 최근 1∼2년 사이에 투자를 확대했으며, 15.0%는 최근 1년 사이에 처음 투자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를 확대한 이유를 묻자 ‘저금리가 지속되면서’와 ‘투자를 안 하면 목돈 마련이 어려워져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40대 초·중반은 ‘주택(부동산) 등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40대 후반에서는 ‘가구 소득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서’ 금융투자에 나섰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하지만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의향은 낮은 편이었다. 투자자 2명 중 1명(54.5%)은 여전히 ‘투자 원금 보전’을 원하거나 ‘5% 미만’의 손실을 감수할 수 있다고 답했다. ‘10% 이상’의 손실도 허용하겠다는 공격적인 투자자는 15.8%에 불과했다. 투자는 하지만 원금 손실은 그리 원치 않는 경우로, 이들에게는 ‘금리+α’ 수준 수익률의 저리스크 상품 중심의 투자가 적합하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조사대상 10가구 중 7가구(65.9%)는 대출 잔액이 남아 있었다. 대출이 증가한 이들 중 금융투자 자금을 위해 돈을 빌렸다는 응답자 비율은 9.7%, 부동산 매매자금용 대출은 8.9%에 그쳤다. 대부분(74.9%)은 부족한 생계비가 이유였다.
이원주 하나은행 연금신탁그룹장은 “40대는 평생 가져갈 재산을 형성하는 시기이면서 자녀교육, 주택마련, 끝나지 않은 자기계발 등 여러 인생과제를 쌓아놓은 만큼 세심한 투자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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