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인터뷰] '유통 메기' 쿠팡..한국 아닌 美 증시 택한 이유는?
■ 진행 : 강려원 앵커
■ 출연 : 이인철 /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쿠팡의 미국 뉴욕 증시 입성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관련 주식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차등의결권 제도'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요. 복잡한 경제 이야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겠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먼저 쿠팡, 로켓배송으로도 유명하고요. 한국에서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잖아요. 그런데 왜 미국에 증시를 상장하게 된 건가요?
[이인철]
한국에서 돈 벌어서 왜 미국 투자자들한테 문호를 개방하느냐. 논란이 있습니다. 그런데 쿠팡은 2010년에 사업을 시작했어요.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10년 연속 적자인데요. 국내 증시에 입성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만에 하나 특례조항이 있기는 있어요. 특례조항으로 코스닥 기업에 입성했다 하더라도 증시에 상장된 이후에 4년 연속 적자를 보게 되면 퇴출 요건에 해당합니다.
[앵커]
국내가 조금 더 보수적으로 보는 거군요?
[이인철]
보수적입니다. 굉장히 엄격하죠. 그런데 상대적으로 미국 증시에는 과거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초점을 두고 문호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라는 비상장 회사지만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국 증시로 향하고 있는데 이번 SEC라는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준비를 위한 서류를 제출하면서 이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여기서 보니까 지난해 실적을 보니까 한국 쿠팡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13조 원인데 1년 전 7조 원에서 거의 2배 가까이 늘었어요. 영업적자 폭은 오히려 줄었고 순수한 영업활동으로는 현금흐름이 플러스다.
이 얘기는 올해 내지는 늦어도 내년까지는 쿠팡이 흑자 전환하는 기업으로 보고 있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쿠팡의 경우에는 나스닥 상장 의지는 밝힌 적이 있습니다마는 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한 건지 궁금증도 크거든요.
[이인철]
맞습니다. 우리가 새벽마다 미국 증시 얘기할 때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30개 종목의 지수와 그리고 나스닥 종합평가지수 그리고 S&P500 지수를 얘기하는데 미국에 크게 두 가지 시장이 있어요.
뉴욕증권거래소는 1700년대에 개설된 거예요. 1792년이 개설이 돼서 200년이 넘는 전통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금융주들, JP모건스탠리와 같은 금융주들이 있고요.
유통주, 월마트와 같은 유통주도 있고요. 자동차 회사, 포드나 이런 회사들이 포진해 있는데 나스닥 시장은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1971년에 개설했습니다.
주로 성장성이 높은 IT기업들. 애플, 구글, 아마존 이런 기업들이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어요. 상대적으로 연수가 낮다 보니까 개방되는 상장요건이 덜 까다롭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맨 처음에 그래,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준비한다고 밝혔어라고 얘기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나스닥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 문을 열었는데 나스닥이 IT 버블이 한창일 때는 뉴욕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을 상회하기도 했지만 지금 전 세계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는 단연 NYSE, 뉴욕증권거래소입니다.
그래서 뉴욕증권거래소를 선택한 이유는 더 많은 투자자들한테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 문호가 열려 있고 앞으로 쿠팡이 만년적자 기업이지만 흑자 전환 가능하다라는 거예요.
대신에 의무도 따릅니다. 뉴욕증권거래소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이후에 석 달 이상 주가가 1달러를 밑돌게 되면 관리종목으로 포함이 되고요. 또 대부분 분기 배당하라는 곳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배당 압력도 있죠. 그리고 실적을 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릴 수 있는데 이런 것을 다 돌파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쨌든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을 하게 된 것에는 그만큼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텐데 차등의결권제도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낯선 개념입니다. 어떤 개념입니까?
[이인철]
쿠팡이 2010년에 창업을 해서 누적된 적자가 4조 5000억 원입니다. 그 사이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한 3조 원 정도를 투자해서 쿠팡이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신생 벤처기업의 경우에는 기술은 굉장히 매력적인데 이게 사업화해서 수익이 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적어도 이런 비전 있는 사업의 창업주의 경영권, 특히나 의결권을 보호해 주자라는 취지거든요.
그래서 차등의결권이라는 건 창업주의 의결권, 배당이나 이런 건 다 똑같지만 적어도 의결권 면에서 일반 주식에 비해서 10배 내지는 20배 이상을 보장을 해 주는 제도인데 지금 쿠팡의 경우에는 김범석 의장의 경우 1주당 무려 29배.
그러니까 쿠팡의 지분 2%만 보유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의결권을 58%를 확보하니까 전혀 앞으로 증시 상장을 통해서 창업주의 지분을 더 나눠준다 하더라도 경영권 보장에는 지장이 없다라는 겁니다.
[앵커]
적대적인 M&A, 합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런 제도가 차등의결권제도가 될 것 같습니다마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건가요?
[이인철]
맞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를 보게 되면 OECD 선진국 36개 국가 가운데 절반 가까이 17개 국가에서 차등의결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00년 이상 됐고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도 정치권 특히나 여당의 경우에는 벤처기업의 경우에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필요가 있거든요.
초기 자본력은 부족하지만 기술력, 성장성을 믿고 차등의결권을 부여하자라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데 물론 여기에 단서조항들이 달리고 있어요.
미국처럼 무제한으로 하는 게 아니라, 상장 이후 무제한이 아니라 물론 미국도 김범석 의장의 경우에는 만에 하나 지금 증권거래소에 소개한 자기지분은 밝히지 않았어요.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갖고 있던 의결권을 29배 인정받는다면 그 주식을 매도하거나 양도하거나 아니면 상속증여를 할 경우에는 자동 일반주식으로 전환되는 요건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지금 얘기되고 있는 게 적어도 1주당 벤처기업 주식 1주당 10배 정도까지는 분할의결권을 인정하자라는 취지지만 그래도 이것도 상장 이후에 3년 정도만. 미국은 무제한이에요, 기한이. 미국은 무제한이지만 우리나라는 3년 정도만 인정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여러모로 우리 주식시장이 얘기를 들어보니까 보수적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앞서서 쿠팡이 미국에 상장하는 이유에 대해서 적자 기업이기 때문에 국내에 증시를 상장하기가 어려웠던 점. 그리고 차등의결권 제도 때문이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마는 또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이어서 미국에 상장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인철]
쿠팡, 한국 쿠팡의 모기업이 상장하는 거예요. 모기업은 본사가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습니다. 미국 쿠팡, 유한책임회사인 미국 쿠팡이 미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증시에 상장할 때도 절차가 다 달라요.
코드 요건이 다른데 그래서 알리바바, 중국계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할 때 외국계 기업으로 미국 증시에 들어가는 거지만 쿠팡은 미국계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미국계 모회사가 100% 자회사를 가진 빌미로 해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물론 그렇게 벌어들인 것을 통해서 10억 달러가 자금유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지분가치로는 벌써 55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아마 쿠팡은 2014년 알리바바 이후에 외국 회사로서는 최대 규모고 지분가치를 따지게 되면 55조로 추산되고 있는데 55조 원이 그대로 인정이 되면 우리나라 현대차가 53조예요.
국내 증시에 당장 입성을 하게 되면 시가총액 7위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그러나 적어도 미 증시가 아니라 국내에 들어왔다면 이 정도의 시가총액을 인정받기는 굉장히 어려운 수준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쿠팡의 뉴욕 상장 언제쯤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인철]
일단 뉴욕증권거래소의 심사절차가 진행이 되고요. 심사가 완료가 되면 사실 우리는 공모주 청약이 대단히 많이 기회를 엿보는데 미국은 공모주제도가 조금 달라요.
대부분 대주주들의 물량이 기관들의 물량으로 가져갑니다. 개인들은 참여할 수 없는 시장이거든요. 그래서 기관을 대상으로 한 로드쇼를 진행합니다.
우리 쿠팡이라는 회사가 이러이러한 비전을 가지고 이런 사업을 할 것입니다라는 비전을 발표한 로드쇼를 가지고요. 그리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서 어느 정도 수요예측을 합니다.
그 수요예측을 대상으로 해서 공모가가 얼마나 될지 그리고 일반주식 물량이 얼마나 될지 이런 것들이 확정돼요. 그래서 아마 이르면, 가장 빠르면 다음 달 3월 중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오프닝벨을 하게 되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는 삼성전자나 현대차를 투자하시기 위해서는 1, 2, 3, 4, 5, 6, 7. 숫자 6자리지만 미국 증시에서는 알파벳 이니셜이에요.
그래서 쿠팡의 경우는 CPNG. CPNG를 치셔야지만 증권사를 통해서 거래가 가능한데 거래 가능한 시점은 3월, 그 이후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조심해야 될 부분도 있죠?
[이인철]
그렇습니다. 미국 증시. 특히나 오늘도 그렇고요. 쿠팡 관련된 주가들이 국내에서도 움직이고 있어요. 골판지 관련주들, 물류 관련주들. 하물며 경쟁사인 네이버의 주가까지 움직이고 있는데 물론 테마를 좋아하는 증시의 특성상 그렇기는 합니다.
특히나 미국 증시 투자는 세금 두 번 거쳐야 하고요. 그리고 250만 원 있을 때는 초과한 수익에 대해서는 22% 양도세를 또 물어야 됩니다. 그러니까 세금 부분도 있기 때문에 철저히 따져보셔야 되고 미국 증시 개장은 밤 11시예요.
올빼미 아니고서는 투자가 사실 불가능하거든요. 저는 굉장히 극구 말리는 편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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