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쏘아올린 K수소경제, 포스코가 함께 키운다

우경희 기자 2021. 2. 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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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수소산업 진출 선언은 신호탄 격이다.

그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홀로 이끌어온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에 포스코라는 든든한 우군이 생긴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간 수소산업 1차 협력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충전소 인프라 지원을 요청하면 정부가 '수소차 보급을 일단 늘리라'는 식으로 답해 논의가 지지부진한 경우가 적잖았다"며 "포스코를 시작으로 에너지기업들이 수소사업을 본격화한다면 정부도 더 구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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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수소산업 진출 선언은 신호탄 격이다. 그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홀로 이끌어온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에 포스코라는 든든한 우군이 생긴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수소산업에 대한 투자가 현대차 울타리를 벗어나 생태계가 확장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SK·GS·한화 등 국내 대표 그룹들도 힘을 보탤 채비를 갖췄다.
현대차·포스코, 현재·미래 아우르는 수소동맹
(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는 7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에서 유럽으로 수출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스위스 주요 7개 마트·물류 기업에 인도했다. 이날 적재함 탑재 작업을 마친 차량 7대를 1차로 인도했으며, 10월 말 3대를 추가로 인도할 예정이다. 이후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수소전기트럭 총 40대를 스위스에 추가 수출할 예정이다. 스위스 정부는 수소 시장 활성화를 위해 스위스 각 지역에 10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차량 앞에서 스위스 고객사 쿱(Coop) 관계자가 기뻐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2020.10.8/뉴스1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간 수소산업 1차 협력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우선 △포스코 제철소 내 운영 차량을 수소전기차로 대대적으로 전환한다. 또 △수소에너지 활용 기술 개발과 수소사업에 대해 공동 협력한다.

현대차와 포스코는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운영 차량 1500대를 단계적으로 현대차 무공해 수소 전기차로 전환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수소상용차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스위스로 수소전기대형트럭 초도물량을 실어보냈는데, 총 계약규모가 1600대다. 현대차로서는 포스코 한 기업과 협력으로 한 나라만큼의 주문량을 확보하게 됐다.

1500대라는 숫자에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1500대의 수소전기차가 운영된다면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더할 수밖에 없다. 또 부생수소에 의지하고 있는 국내 수소공급이 양산 후 운송이라는 미래형 밸류체인으로 전환하는 시점도 더 빨리 올 수 밖에 없다.

포스코 내부의 모빌리티 전환이 한 축이라면 기술 고도화 협력은 또 다른 축이다. 양 그룹은 그린수소의 생산과 이용 관련 기술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수소전기차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소재 개발 등 수소에너지 활용 공동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수소 생산과 운송, 보급 전체 과정에 대한 실증 연구에 들어갔다. 여기에 국내 최대 부생수소 생산기업인 포스코가 힘을 보태면 연구개발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각종 촉매 등에 차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의 가세는 천군만마다.

에너지기업 속속 진출..현대차 외로운 싸움 끝난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16일 포항 포스코 청송대에서 수소전기차 공급과 연료전지 발전사업 공동 추진, 수소 생산·활용 기술 개발 등을 골자로 한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엔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 왼쪽)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가운데 오른쪽)이 협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포스코그룹

그간 국내 수소모빌리티 및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외로운 싸움을 해 왔다. 새만금청, LG전자 등과 각종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긴 했지만 대규모 공급계약을 수반하는 전폭적인 협력 계약은 없었다. 두산과 효성, 코오롱 등 수소기업들과 협력이 그나마 큰 힘이었지만 외연 확대는 더뎠다.

외로운 현대차그룹의 처지는 정부와의 공조에서도 일정 한계점으로 작용했다. 정부 입장에선 민간이 전폭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지원의 대상을 현대차그룹 한 곳으로 집중하기 쉽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정부에 본격적인 지원을 요구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충전소 인프라 지원을 요청하면 정부가 '수소차 보급을 일단 늘리라'는 식으로 답해 논의가 지지부진한 경우가 적잖았다"며 "포스코를 시작으로 에너지기업들이 수소사업을 본격화한다면 정부도 더 구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두 그룹을 축으로 SK그룹과 GS그룹, 한화그룹도 수소사업을 구체화하고 있어 K수소경제 구축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SK그룹은 수소사업추진단을 별도로 구성했다. GS그룹은 GS칼텍스를 통해 현대차와 수소충전소 구축에 대한 협력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한화그룹도 국내외서 수소충전 및 수전해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공조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서 모빌리티는 물론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에도 적극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서 우선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 장강삼각주에서 상해전력 등과 함께 수소트럭 3000기 보급 MOU를 체결했다. 광둥성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판매법인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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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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