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기본소득 화장품 샘플수준"..이재명 "현란한 말장난"
李 "증세없이 예산절감만으로 연 50만원 즉시 지급"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김세연 국민의힘 전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기본소득 월 4만원? 화장품 샘플 수준"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말꼬리를 왜곡해 공격하기보다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이 기본소득에 찬성한다면서도 모두 현란한 말장난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가계소득을 지원하는 복지정책인 동시에, 소멸성 지역화폐로 소비 진작과 매출양극화를 완화해 지속성장을 담보하는 경제정책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피할 수 없는 복지적 경제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소하며 난제 투성이지만,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판단되면 국민적 공감을 끌어내고 현실화할 구체적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새 길을 만드는' 정치인이 몫"이라며 "첫 술 밥에 배부를 리 없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이니, 어렵다고 지레 포기하면 정치는 존재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저는 이전부터 재정부담까지 감안한 순차적 단계적 기본소득 도입과 확대를 주장해 왔고, 입장을 후퇴하거나 바꾼 일이 없다"며 "재삼 상기하자면, 단기적으로 증세 없이 일반예산절감만으로 연 50만원(4인가구 200만원)은 즉시 지급할 수 있고, 중기적으로는 수년 내에 연 50조가 넘는 조세감면을 절반 축소해 연 100만원(4인 가구 400만원) 지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장기적으로 '기본소득세수는 전액 기본소득으로 지급한다'는 원칙에 따라 10년 이상 장기목표로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동의를 전제로 기존세금에 추가되는 일반기본소득목적세, 특별기본소득목적세(데이터세, 로봇세, 환경세, 토지세 등)와 기본소득을 가능한 범위에서 조금씩 늘려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소득으로 공평하게 지급되는 기본소득목적세를 징수하면 90% 이상의 가구가 내는 세금보다 받는 기본소득이 많아 일반적 증세보다 국민동의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오리와 너구리만 아는 사람은 오리너구리를 직접 안보면 믿기 어렵다. 머리만 보고 너구리가 아니라거나, 몸통만 보고 오리가 아니라며 오리너구리를 소개하는 사람에게 거짓말쟁이로 공격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김 의원께서 1인당 25만원씩 연 2회 지급을 일별로 나눠 '천원 정도 소액'이라 안하신 건 고맙지만, 굳이 월로 나눠 '겨우 4만 여 원'이라 폄훼한 건 아쉽다"며 "특히 1인당 월 4만~8만원은 1000억대 자산가로 평생 어려움 없이 살아오신 김의원께는 '화장품 샘플' 정도의 푼돈이겠지만, 먹을 것이 없어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저축은커녕 빚에 쪼들리는 대다수 서민들에게 4인 가구 기준 연 200만~400만원은 엄청난 거금"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기본소득은 가계지원에 끝나지 않고 매출양극화 완화, 경제생태계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지키는 복지적 경제정책임을 아시면서 적은 액수를 타박하시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액수가 불충분한 것은 동의하지만 그것이 시행포기 근거일 수는 없다"며 "필요하다면 포기하기 보다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낫고, 그것이 바로 혁명가가 아닌 실사구시 개혁가의 모습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지사는 "김 의원님과 같은 국민의힘 당 소속 인사들은 반대로 '월 50만원 지급은 300조원이라는 엄청난 재정 부담으로 불가능한 포퓰리즘'이라 주장한다"며 "언젠가 이뤄야 할 장기목표인 월 50만원(연 600만원)을 즉시 지급하자고 주장한 것처럼 왜곡한 후 실현가능성을 문제 삼아 비난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므로 "이름은 기본소득인데 선별지급하자는 국민의힘이나, 기본소득 찬성한다면서도 소액은 적다고 반대하고, 고액은 재정부담을 이유로 반대하는 당 소속 인사들이나 모두 현란한 말장난으로 국민을 속이는 짝퉁기본소득론자이긴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월 50만원 기본소득은 재원을 만들어가며 달성할 미래의 장기목표이니 당장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왜곡해 세금 걱정할 이유가 없지만, GDP가 성장하고 조세부담률을 점차 올려가야 하는 우리 경제와 재정 상황에 비추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10년 전 우리나라 GDP는 약 1300조였지만 지금은 약 2000조에 육박하고 있고, 10여년 후에는 3000조원에 도달할 것"이라며 "OECD 평균보다 한참 낮은 조세부담률이나 OECD 평균의 절반에 불과한 사회복지지출도 늘어갈 것이다. GDP 3000조원에 대한 현재 OECD 평균인 21%의 사회복지지출만 해도 600조원이니 현재보다 300조~400조의 추가여력이 생겨 월 50만원 기본소득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변했다.
이어 "기본소득 반대가 아니라 그 필요성을 인정하신다면, 말꼬리를 왜곡해 공격하기보다 대안을 내고 정책경쟁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건전한 토론을 기대해 발목잡기가 아닌 김 의원님만의 실현가능하고 더 나은 기본소득 정책제시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세연 국민의힘 전 의원은 여권의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기사의 기본소득론을 놓고 "화장품의 샘플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달에 약 4만1600원 지급을 두고 이를 '기본소득'이라 부르는 것은 명칭과 본질의 괴리가 너무나 커서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이렇게 밝혔다.
특히 김 전 의원은 단기·중기 지급액을 '화장품 샘플'에 빗대며 "기본소득이라 할 수 없을 작은 양의 내용물을 넣어 큰 포장 상자에 '기본소득'이라는 글씨를 붙여 판매에 나선 셈"이라고 비판했다.
jhk1020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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