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모빌리티] "새 차는 부의 상징"도 옛말..中 중고차 시장 두 배 커진다
2020년 中 중고차 판매량 1430만 대 중고차 판매량은 신차의 절반 수준“5년 후 중고차 판매 2500만 대로”현대글로비스도 中 중고차 시장 진출
지난해 중국 중고차 연간 판매량이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상반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영향이 컸다. 자동차 업계에선 현재 연간 1400만 대 규모인 중국 중고차 거래 시장이 2025년엔 약 두 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매매가 늘고 중국 정부가 소비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CADA)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중고차 판매량은 1년 전 대비 3.9% 감소한 1430만 대로 집계됐다. CADA가 1990년대 후반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중고차 연간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중국 중고차 시장이 주춤했던 건 상반기 코로나 유행 영향이 컸다. 특히 경제 활동이 멈춘 지난해 2월 중고차 판매량은 7만1100대에 그쳤다. 전달과 2019년 2월 대비 91~92%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 판매량도 552만 대로, 2019년 상반기 대비 19.61% 감소했다. 하반기 들어 억눌렸던 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중고차 월간 판매량은 170만 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을 제외하면, 중국 중고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2018년엔 중고차 판매량이 연간 11% 늘어난 1382만 대, 2019년엔 8% 증가한 1490만 대에 달했다.
중고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중고차 판매량은 여전히 신차 판매량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집계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신차 판매량은 2531만 대다. 중국 자동차 시장 자체가 아직 성숙 단계에 진입하지 않은 데다, 인구 대비 자동차 소유 비중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 집계에 따르면, 중국 개인 소유 차량 수는 2019년 2억2509만 대 수준이다. 미국인 1000명 중 837명이 자동차를 갖고 있는 데 반해, 중국인은 1000명 중 173명만 갖고 있다는 통계(매킨지)도 있다.
CADA는 2025년엔 중국 중고차 판매량이 2500만 대로 약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는 2조 위안(약 343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드마켓도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2025년 중국 중고차 시장 규모를 3850억 달러(약 423조 원)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도록 거래세를 낮추고 번호판이 없는 중고차 분류를 개인자산에서 상품으로 바꿔 매매를 더 쉽게 했다. 자동차 구매를 경제력의 상징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도 바뀌는 추세다.
중국 중고차 거래는 온라인 채널로 빠르게 옮겨갔다. 과쯔닷컴(Guazi.com), 유신(Uxin), 런런처(renrenche) 같은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 급성장했다. 이들 플랫폼엔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과쯔닷컴 모회사 처하오둬그룹은 2019년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15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것을 포함, 지난해 5월까지 총 40억 달러(약 4조4000억 원)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유신 창업자인 다이쿤 최고경영자는 차이징과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채널은 땅이 큰 중국에서 중고차 거래의 지리적 한계를 낮추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중국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차종은 세단과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다. 지난해 중고 세단 판매량은 859만 대, 중고 SUV·크로스오버 판매량은 137만 대였다. 리서치앤드마켓은 "세단과 SUV는 20대 중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차량이며, 특히 중고 SUV 판매는 앞으로 10년간 세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한국 기업들도 중국 중고차 시장 성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2019년 11월 중국 자동차 판매·물류 회사인 창지우그룹과 합자회사를 세워 중국 중고차 유통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한국 최대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최대주주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다. 완성차만 만들어 파는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중고차 시장 진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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