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 밖에 거주하니 지진 신속 대응 못해"
총리 지낸 노다 "1분이 급해"
'사생활 중시' 스가, 입주 거부
[경향신문]
지난 13일 오후 11시 넘어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사진)가 20분 만에 관저에 도착한 사실을 두고 일본 의회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16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의원은 “위기관리 의식이 결여돼 있다”며 스가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노다 의원은 동일본대지진 후인 2011년 9월부터 1년3개월여 동안 총리를 지낸 바 있다.
그는 스가 총리가 관저에 인접한 공관에 거주하지 않고, 관저에서 500m가량 떨어져 있는 숙소에서 계속 살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공관에 거주했다면 20분보다 더 빨리 관저에 도착해 바로 재난 대응을 지휘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1분 뒤인 13일 오후 11시9분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했고, 스가 총리는 지진 발생 15분 만에 숙소를 나서 지진 발생 20분 후인 11시28분에 관저에 도착했다.
노다 의원은 “수도권에 (땅이 꺼지는) 직하형 지진이라도 발생했으면 어쩔 뻔했느냐”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10분이면 일본 열도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관리에서 1~2분은 큰 차이를 빚을 수 있다며, 스가 총리에게 공관에 입주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스가 총리는 “정부와 충분히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공관으로 이사하겠다는 입장을 끝내 밝히지 않았다.
총리 공관은 역대 일본 총리들 사이에서 “넓기만 하고 춥다”는 악평을 받아왔다. 아사히신문은 스가 총리가 공관 입주를 꺼리는 이유로 ‘개인적인 생활을 즐기기 어렵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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