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대응' 강조에.. '美 우방' 영국·캐나다 팔 걷었다

이귀전 2021. 2. 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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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등 58개국, 정치적 목적 외국인 구금 중단 성명
中 정부 "캐나다, 다른 국가 끌어들여 압박" 강력 반발
영국, '코로나19 정보 투명성 보장 국제조약' 체결 제안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AFP연합뉴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과 힘을 합칠 것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미국의 우방인 영국과 캐나다가 앞장서 중국에 날을 세우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캐나다 주도로 미국과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등 58개국이 정치적 목적으로 외국 국적자를 구금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성명에는 외국 국적자를 구금하는 국가의 명칭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이 성명을 낸 계기가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일부 국가의 행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화웨이 창업주 딸 체포 이후 중국의 캐나다인 구금. ‘우한 박쥐’ 티셔츠 논란 등으로 중국과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2018년 화웨이 부회장인 멍완저우가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되자, 캐나다의 전직 외교관과 사업가를 억류하고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중국이 멍 부회장 석방을 끌어내기 위해 외국인 신변을 구금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마크 가노 캐나다 외교장관은 “협상에 활용하기 위해 외국 시민을 구금하는 것은 불법이고,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멍완저우(孟晩舟) 중국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2020년 12월 11일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밴쿠버의 법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밴쿠버=AP연합뉴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캐나다가 다른 국가들을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캐나다 주도의 이번 성명과 관련해 “캐나다가 일부 국가들을 끌어들여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는 사실관계를 헷갈리게 하려는 다른 속셈이 있다”면서 “중국은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하며 캐나다에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에는 중국 외교부가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관의 ‘우한 박쥐’ 티셔츠 주문을 문제 삼아 ‘엄정 교섭’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관 직원들이 우한 박쥐 문양이 들어간 티셔츠를 주문 제작하자 중국 정부는 이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부각하는 걸로 인식하고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영국 역시 세계 지도자들에게 코로나19 관련 정보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국제조약을 맺자고 제안하며 중국을 겨냥했다.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에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각국이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데에 합의하는 국제 조약을 체결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그는 “최근 몇 달간 접한 제안 중에서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관련 국제 조약을 체결하자는 게 매력적”이라면서 “서명국들이 모든 데이터를 공유해 팬데믹의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특히 동물원성(동물에서 사람에게 전염되는) 팬데믹 관련 데이터를 추적하는 방식에 대한 보편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명성에 관한 공동협약 체결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WHO 전문가들이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기원 규명에 실패하자 미국에 이어 영국도 중국 정부의 불충분한 정보제공을 비판한 가운데 나왔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14일 WHO 조사팀이 중국에서 부여받은 정보 접근 권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공유한다고 밝혔으며, 존슨 총리도 WHO 조사 관련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의 ‘팬데믹 투명성 조약’ 제안에 유럽연합(EU)은 즉각 환영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의 준비태세와 회복력 증진을 위한 팬데믹 조약 마련에 협력하자는 존슨 총리의 제안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영국 주최로 오는 19일 열리는 G7(주요 7개국) 화상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화상 정상회의에서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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