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없이 찾아오는 재앙, 반려견 비장 출혈 [따듯한 동물사전]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2021. 2. 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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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라고 불리기도 하는 비장은 길쭉한 소의 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위의 아래 복부 왼쪽에 위치한 장기다.

비장 종양은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노화에 따라 정상세포가 종양세포로 변이돼 발생한다.

다만 비장 종양이 방치돼 출혈이 발생하면 실혈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이어지고, 이는 산소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반적인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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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방치하지 말고 미리 발견해 조치 취해야

(시사저널=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지라'라고 불리기도 하는 비장은 길쭉한 소의 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위의 아래 복부 왼쪽에 위치한 장기다. 노화된 적혈구, 혈소판 등의 여러 세포를 제거하고 새롭게 적혈구나 림프구를 생성·저장하는 조혈 기능과 몸에 침범하는 세균이나 외부 단백질을 제거하는 면역 기능을 담당한다. 이렇게 비장은 몸에서 특정 역할을 담당하지만 비장이 없어도 이런 역할을 다른 장기가 하기 때문에 증상 자체가 특이적이지 않고, 이상이 있더라도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장에 발생하는 질환에는 비장 종양, 비장 파열, 비장 염전 등이 있다. 이 중 비장 파열은 교통사고와 같은 큰 충격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비장 염전은 대형견에게 종종 발생한다. 비장 종양은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노화에 따라 정상세포가 종양세포로 변이돼 발생한다. 양성 종양이나 조직의 과증식인 경우도 있지만, 비장에서 발생하는 종양의 대부분은 악성인 경우가 많다. 이런 악성 종양 중 가장 많은 것은 혈관육종으로 악성 비장 종양의 45~50% 정도로 보고된다. 이런 비장 종양은 과성장하면서 주변 장기를 압박해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결국 파열돼 출혈로 인한 빈혈 증상, 심하게는 저혈량성 쇼크로 쓰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없다. 나타난다 해도 식욕부진, 침울 등 노화의 증상으로 오인할 수 있어 간과하기 쉽다. 그래서 비장 종양은 대부분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를 받는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freepik

복부 초음파로 진단  

비장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건강검진이다. 건강검진 중에서도 복부 초음파를 통해 비장의 형태와 크기, 혹이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비장의 상태는 한계가 있다. 엑스레이상에서 두드러지게 비장의 크기에 변화가 관찰됐다면 병세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비장 종양이 발견됐다면 CT 촬영을 통해 종양 여부와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하다. 이후 비장 절제를 위한 수술을 진행하고 발생한 종양의 조직검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비장 종양이 터져 출혈이 있는 경우는 즉각적으로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출혈이 오래 방치된 경우 응급수혈이 필요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출혈을 막기 위해 비장 절제가 긴급히 시행돼야 한다. 

비장을 절제해도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다. 비장이 없어도 다른 장기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다만 비장 종양이 방치돼 출혈이 발생하면 실혈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이어지고, 이는 산소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반적인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리 검진을 통해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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