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질, 그림의 부름에 정면 돌파했죠"..신민주 개인전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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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 대한 욕구가 차올랐다."
17일부터 서울 삼청로 PKM 갤러리에서 여는 이번 전시는 거무튀튀한 어두운 색감의 이전 그림과 달리 밝은 색감으로 무지개빛이 감도는 분위기다.
"그림을 시작하면 몇 번의 붓질에 이미 그림은 나를 리드한다.멈춤도 그림이 알려준다. 그만해도 되겠다고."
붓질의 환희로 몽환적인 색감의 향연을 전하는 그림은 시원한 쾌감과 그야말로 '활기'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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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기와 지우기로 무장한 쾌감 자유 선사
어두운 이전 그림과 달리 밝은 색감 에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색에 대한 욕구가 차올랐다."
3년만에 개인전을 여는 추상화가 신민주(52)가 '활기'차게 돌아왔다.
17일부터 서울 삼청로 PKM 갤러리에서 여는 이번 전시는 거무튀튀한 어두운 색감의 이전 그림과 달리 밝은 색감으로 무지개빛이 감도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본능적으로 색감이 변했다는 작가는 "모험이 즐겁다"고 했다. 나이탓도 있다. 50세가 지나고 나니 폐경도 겪으면서 세상이 다르게 바라보이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가 작품에도 반영됐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작가는 단색화가 윤형근 며느리로도 알려져있다.
16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그림이 나를 리드한다"며 "작업하면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고 말했다. '생활인으로서 화가'라는 그는 "'열린 태도'로, 매일 새로운 기분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그림을 시작하면 몇 번의 붓질에 이미 그림은 나를 리드한다.……멈춤도 그림이 알려준다. 그만해도 되겠다고.”
신민주는 ‘붓질’이라는 근원적 행위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오고 있다. 2018년 '추상 본능'전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연작 ‘불확정적 여백(Uncertain Emptiness)’ 중 다채로운 색감과 힘 있는 에너지로 채워진 신작이 소개된다.
작가로서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감각과 인식, 수많은 이미지들을 내적으로 체화하고 이를 추상적 화면으로가시화한다.
거침없는 붓 터치와 실크스크린 도구인 스퀴지(Squeegee)로 안료를 밀어내는 행위를반복하면서 본능적으로 ‘그리기’와 ‘지우기’를 중첩시켜 캔버스 안에 밀도 높고 강한 에너지를 담아낸다.
그의 작업은 자신, 개인을 비운 다음 '그림의 부름'에 따라 화면을 채워가는 방식인데,이는 창조 행위의 주체가 작가가 아닌 그림이다.
그림이 스스로를 재현하기 위해 작가는 부름을받은 존재가 되고 작품은 회화의 본질적인 형태로서 찰나에 사건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한번 해보는 거죠. 덤벼보는 것. 조바심·두려움 그런 것들을 정면 돌파하는 것, 그러면서 오류를 수용하는 거죠."
바르고 칠하고 흘러내리고 또 다시 덮고 칠하고 다시 긁어내고..."스퀴지로 쓸려가면서 상처처럼 보이는데, 이 때 내 그림은 속살이 보이죠. 상처를 덮을 것이냐 드러낼 것이냐...일반적으로 상처를 감추곤 하지만 저는 상처를 감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계획없이 나온 그림은 "레슬링하는 것 같은 순간"이라고 했다. "포장하지 않고 장식하지 않고 긍정의 에너지로 치환되는 그림을 통해 작가 스스로도 "치유 된다"고 했다.
작품 제목 '불확정적 여백(Uncertain Emptiness)'은 승효상 건축가가 칼럼에 썼던 말에서 차용했다. "무엇인가가 오지 않는 상상력에 매료됐다"는 그는 자신도 상상할수 없었던 장면이 펼쳐지는 자신의 그림에 묘미를 느낀다.
"긍정과 부정속에서 탄생한 제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힘찬 에너지를 느껴보셨으면 해요."
붓질의 환희로 몽환적인 색감의 향연을 전하는 그림은 시원한 쾌감과 그야말로 '활기'가 넘친다. 그 흥겨운 리듬감을 작가가 어떻게 멈추고 완결판으로 결정했는지가 놀라울 따름이다. 집중력과 순발력이 빛난다. 전시는 3월20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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