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대표 예술품 '금동 신발' 국가 보물 첫 지정

노형석 2021. 2. 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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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한반도 금속공예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삼국시대 지배층 무덤에 껴묻거리로 묻었던 금동 신발이 처음 국가지정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2009년 전북 고창 봉덕리 1호분, 2014년 전남 나주 정촌고분에서 각각 출토된 백제 금동 신발 2점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나온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은 상당수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바 있지만, 금동 신발이 지정 예고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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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봉덕리 1호분·나주 정착고분 출토품
나주 정촌고분 1호 돌방무덤에서 나온 백제 금동신발. 신발 앞부분에 날렵한 용머리 장식(동그란 점선 부분)이 붙어 날아오를듯한 상승감을 느끼게 한다. 용머리를 엑스선 촬영한 사진도 함께 보인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고대 한반도 금속공예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삼국시대 지배층 무덤에 껴묻거리로 묻었던 금동 신발이 처음 국가지정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2009년 전북 고창 봉덕리 1호분, 2014년 전남 나주 정촌고분에서 각각 출토된 백제 금동 신발 2점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금동 신발은 두 고분에서 각각 한 쌍씩 나온 것으로, 모두 5세기에 만들어졌다. 삼국시대 고분 출토 금동 신발 가운데 가장 완전한 형태로 수습된 것들이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나온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은 상당수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바 있지만, 금동 신발이 지정 예고된 것은 처음이다.

2014년 나주 정촌고분 무덤 방바닥에서 금동 신발이 출토되는 장면. 이 무덤 출토 신발 특유의 앞부분 용머리 장식이 보인다.
고창 봉덕리 1호분 금동 신발 발굴 모습. 신발 바닥에 뾰족한 징(스파이크)가 붙어있다.

봉덕리 고분 출토품은 배 모양의 몸체에 육각형으로 구획된 뚫음 무늬 안에 용, 사람 얼굴, 새 몸통을 한 상상의 동물 인면조신(人面鳥身)을 비롯해 쌍조문(雙鳥文), 괴수, 연꽃, 물고기 알(어자) 무늬 등을 장식했다. 삼국시대 마한 백제권 고분에서 출토된 약 19점의 금동 신발 가운데 가장 완벽한 형태를 가졌다.

나주 정촌고분 출토품은 형태와 제작 기법, 문양 등에서 봉덕리 출토 금동 신발과 비슷하지만, 발등 부분에 독창적인 용 머리 장식을 붙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문화재청 쪽은 “5~6세기 백제인의 사상과 미술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유물이란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정촌고분 출토 금동 신발의 세부. 오른쪽 신발 오른쪽 측판을 확대한 사진으로 사람 얼굴과 동물 몸체가 결합한 인명조신의 문양이 보인다.

금동 신발은 고구려‧백제‧신라‧가야 등 삼국시대 유적에서 주로 확인되는 한반도 특유의 공예품이다. 실생활에 쓰였던 것이 아니라 망자를 위해 묻은 제의물이다. 비슷한 시기 중국 유적에선 그 유례가 드물고, 고대 일본에서는 한반도 무덤 문화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유사한 금동 신발이 규슈 에다후나야마 고분 등에서 출토됐다.

지정 예고한 금동 신발 두 점은 예고 기간인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이 확정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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