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 "치매 아버지 병원비를 형제들로부터 나눠 받을 수 있을까요?"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1년 2월 16일 (화요일)
□ 출연자 : 백수현 변호사
- 부모와 성년인 자녀 사이는 2차 부양의무가 있어
- 형제가 있을 경우 한 명이 부양료를 지출한 것에 대해서 다른 형제를 상대로 청구 가능해
- 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부양료 청구도 가능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화나고, 답답하고, 억울한 당신의 법률고민, 함께 풀어볼게요. 백수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백수현 변호사(이하 백수현): 네 안녕하세요.
◇ 양소영: 오늘은 준비된 사연부터 듣고 올까요. 치매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는 한 자녀의 고민입니다. "저는 3남매 맏이입니다. 얼마 전 어머니가 장기간 투병하시다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치매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지금은 제가 아버지를 모시고 같이 살고 있는 상황이고, 아버지 병원비와 생활비도 제가 대고 있습니다. 저도 사는 게 녹록치 않아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인데요. 아버지 병원비에 들어간 돈, 앞으로 들어갈 아버지 생활비며 병원비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제가 아버지로 인해 사용한 돈을, 동생들로부터 나눠 받을 방법이 있을까요?"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먼저 따져볼 부분이 자녀들에게 부모의 병원비를 부담할 의무, 즉 부양의 의무로 봐야겠죠? 이게 있습니까?
◆ 백수현: 아마 도의적으로는 있겠죠. 그런데 지금 질문하신 분은 법적으로 그 의무가 있느냐를 궁금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자녀들에게 부모를 부양할 의무가 있느냐. 우리 민법에는 부부간에도 서로 상 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고요. 부모와 성년인 자녀 사이에도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규정은 있습니다. 다만 그 부양의 의무가 성격을 달리하는데요. 부부 사이의 부양의무는 혼인 관계의 본질적인 의무로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그러니까 결국 내가 생활하는 정도로 혼인 공동생활을 유지하게 해주는 것. 그게 가능하도록 해주는 그런 의무내용을 주는 거죠. 내 생활 수준에 맞게 살게 해주는 것을 법적으로 1차 부양의무라고 하거든요. 부부 사이에는 그런 1차 부양의무가 있는데 부모와 성년인 자녀 사이의 부양의무는 그것과 조금 다릅니다. 부양의무자, 그러니까 사연에서는 자녀가 되는데요. 자기의 사회적 경제적 지휘에 맞는 생활을 하면서, 자기 생활을 하면서 그 여유가 있어야 해요. 여유가 있고 그걸 전제로 부양을 받을 자, 이 사연에서는 부모님이 되시겠죠. 아버님이 자기의 자력이나 근로로 인해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때, 내가 생활적으로 여유가 있고 상대방이 전혀 생활을 자력으로 할 수 없을 때 한으로 생활을 지원해주는 걸 내용으로 하는 게 2차 부양의무라고 하는데요. 부모와 성년인 자녀 사이에는 그런 2차 부양의무가 있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나 먼저 살고 여유가 있어야 하군요. 그럼 부부는 1차 부양의무, 부모와 자식 간은 2차 부양의무라고 정리가 되는 거군요. 그럼 자녀들에게 부양의무가 일단 법적으로는 인정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성격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요. 그럼 자녀들에게 모두 똑같이 의무가 주어지나요?
◆ 백수현: 그건 아닙니다. 2차 부양의무라는 건 부양의무자가 자기 생활을 하면서 여유가 있는 걸 전제로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자녀들 중에서는 부양할 여력이 없는 경우도 물론 있을 수 있죠. 그럼 형제들 중에 자력이 있는 분은 부양의무가 있고, 자기 스스로 생활하면서 여력이 없다고 하면 사실 부양할 수 없는 경우에는 부양의무가 똑같이 있다고 볼 순 없는 거죠.
◇ 양소영: 그럼 자녀들에게 질문 주신 게 지금 부양의무가 있긴 한데 한 명이 낸 병원비를 다른 형제들에게 돌려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백수현: 결국 자녀 중 한 명이 이미 낸 병원비거든요. 이미 내가 부양료를 냈는데 그걸 이제 와서 형제들에게 달라고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사례하고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에 예전에 판결을 한 게 있어요. 그 내용을 보면 다수의 부양의무자, 형제들이 여럿 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부양의무를 이행했다고 한다면 그중에 1인이 다른 부양의무자들을 상대로 이미 자신이 지출한 과거의 부양료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분담 액수를 정해서 상환을 구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이미 과거에 지출한 부양료에 대해서도 분담 비율을 정해서 상환을 구할 수 있다고 대법원은 보고 있어요.
◇ 양소영: 그럼 대법원 판례에서 일단 인정은 했는데요. 변호사님 말씀대로라면 형제들 간의 분담 비율에 대해서는 또다시 판단을 해봐야겠네요.
◆ 백수현: 네. 형제들 중에 부양의무가 없는 자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요. 같이 부양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형편에 따라서 부양료 액수는 조금 다르게 정해진다. 대법원에서도 분담 비율이나 분담액을 정할 때는 나이라든지 재산 상황이라든지 서로 간의 관계라든지 이런 걸 두루 사정을 첨삭해서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범위를 정한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분담 비용의 액수는 다 다를 수 있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그럼 사례자분이 질문 주신 것 중에서 과거에 들어간 것도 그렇고 앞으로 들어갈 아버지 병원비, 생활비가 걱정된다고 하셨어요. 이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백수현: 일단 형제들끼리 서로 협의해서 잘 정하시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안 되면 결국 아버지가 자녀들을 상대로 내가 앞으로 들어갈 생활비나 병원비를 부양료로 청구할 수 있겠죠. 아니면 사연자분이 맏인데 맏이 아버지 부양료를 지출하고 아까 병원비처럼 형제들에게 반환을 구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이 사례에서는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으셨다고 해요. 그러면 치매 정도에 따라서 아버지가 직접 법률행위를 할 순 없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면 아버지에 대해서 맏이가 성년후견인 신청을 해서 후견인 자격으로 동생들을 상대로 부양료를 청구하는 소송도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네. 아버지가 부양료 청구를 직접 신청을 하시는 경우에는, 지금 치매 진단을 받으셨으니 직접 하실 순 없어서 성년후견인 선임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서 후견인이 부양료 청구를 해야 한다는 거군요. 그리고 후견인으로는 맏이가 선임되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그럴 경우 부양료 액수가 얼마 정도 인정이 될 수 있을까요?
◆ 백수현: 이게 생활 수준이나 형편에 따라서 다 다르기 때문에 이것도 사례마다 다 달라서 일률적으로 기준을 말씀드리긴 어렵고요. 다만 금액은 사실 그렇게 부모 자녀 간의 부양료 청구 소송에서는 그렇게 많이 인정되진 않은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15만 원, 30만 원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많이 봐와서요. 사례마다 다 다르지만, 실질적으로 부모님 입장에서 지금 기초연금 같은 걸 받으시고 어느 정도 생활 보존이 가능하다고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부모님이 자녀한테 부양료 청구를 하더라도 기각되는 예도 실제로 종종 있습니다.
◇ 양소영: 그래서 저도 강의하면 부모님들에게 많이 말씀드립니다. 부모님들은 부양료 청구 150만 원, 200만 원 청구하시고 받으실 것 같지만 실제로 판례에서 인정되는 금액은 현저히 적으니 자녀들에게 미리 주지 마라..
◆ 백수현: 반대로 성인 자녀가 부모를 상대로 뭐 유학비용을 대달라는 경우로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유학비용 대달라는 소송이 기각되는 예도 있습니다.
◇ 양소영: 서로의 경우에도 현저히 법원에서 인정되는 금액은 적다는 거 유의하셔야겠네요. 오늘 조금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현실적으로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늘은 백수현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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