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식염수백신' 이어 '맹물백신' 적발.. 해외까지 유통

코로나19 백신 포장 본떠 가짜 백신 제조
'맹물백신' 홍콩 거쳐 해외에도 유통돼

시내 나들이 나선 베이징 주민들의 모습. 베이징 AFP=연합뉴스

 
중국에서 코로나19 가짜 백신을 제조한 업자가 또 적발됐다. 이번엔 식염수 대신 생수를 넣은 ‘맹물백신’이었다. 특히 해외까지 중국산 ‘맹물백신’ 퍼진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관영매체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최고검찰원은 10일까지 가짜 백신 제조·판매 및 불법 접종 등 코로나19 백신 관련 범죄 21건을 적발하고 용의자 7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쿵 모씨 등 2명은 지난해 8월 돈을 벌기 위해 가짜 백신을 팔기로 마음먹고, 인터넷을 뒤져 실제 백신 포장을 모방해 제작을 의뢰한 뒤 호텔 방 등에서 식염수를 이용해 가짜 백신을 만들었다.

쿵씨 등은 가짜 주사약으로 쓸 식염수가 부족해지자 생수를 대신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쿵씨는 가짜 백신을 “(백신업체) 내부 채널을 통해 확보한 정품”이라고 속여 팔아 시중에 유통시켰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검거되기까지 가짜 백신 5만8000회 접종분을 팔아 1800만 위안(약 30억9000만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용의자는 쿵씨로부터 가짜 백신 2000회분을 104만 위안(약 1억7800만원)에 산 뒤 이를 132만 위안(약 2억2000만원)에 되팔기도 했다. 더구나 시중에 유통된 600회분은 홍콩을 거쳐 해외로 밀수됐는데, 당국은 밀수된 국가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고검찰원은 이 사건 외에도 시골 의사를 동원해 차량이나 자택에서 가짜 백신을 접종해주거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을 통해 불법 백신 접종 고객을 모집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공안은 코로나19 백신 관련 범죄 특별단속에 나서 80여명을 체포하고 3000회 분량의 가짜 백신을 압수한 바 있다. 압수된 백신은 중국 국유회사 시노팜(중국의약그룹)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아이커웨이’ 위조품으로 생리 식염수를 채워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