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무관심한 '온클'은 방임이다

이용권 기자 2021. 2.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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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민 경제의 어려움과 사회적 피로감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면서 또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도 방역에 협조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영업 제한을 완화한다"고 한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처럼 당장 비용 손실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속에서 방치되는 학생에 대한 보이지 않는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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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권 사회부 차장

정부가 ‘서민 경제의 어려움과 사회적 피로감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면서 또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도 방역에 협조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영업 제한을 완화한다”고 한다. 선심 쓰듯 해서는 안 되는데 (자영업자들의 딱한 사정을 봐서) 완화해 준다는 격이다. 전문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역조치를 완화할 때마다 더 큰 규모의 유행이 발생하는 악순환은 차치하더라도 정부 눈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만 보이는 듯하다. 물론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세세히 살펴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피해를 보는 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 대책이 시급하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처럼 당장 비용 손실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속에서 방치되는 학생에 대한 보이지 않는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휩쓴 지난해 학생들은 자영업에 비유하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개학과 개강이 오랜 기간 늦춰졌고, 등교 이후에도 재택수업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 정부는 부랴부랴 원격수업(온클)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준비 없이 시작한 새로운 교수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리 없었다. 결국, 동영상 강의 수준에 불과했던 온클 속에 방치되는 학생이 늘어났고, 사회와 학교의 무관심 속에 신체적·정신적 이상을 호소하는 청소년도 증가하고 있다. 신체활동 부족과 돌봄 사각지대에 따른 사회적 문제도 크지만, 기초학습 부진에 이어 학습 격차도 더 커졌다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학부모 대상 설문 결과도 수없이 나오고 있다. 공교육이 돌봄 기능과 학습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사교육에 대한 학부모 의존도는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 과정에서 교육 당국의 역할은 잘 보이지 않았다. 올해 학사운영 대책은 원격 수업 기기 대여 등 환경 구축으로 지난해와 유사하고, 새로운 유형의 수업모형 역시 쌍방향 교육 확대를 제안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격수업의 질은 교사의 개인역량과 재능에 따라서 천양지차로 달라졌고, 같은 학교 내에서도 차등에 대한 불평이 쏟아지는 게 현실이다. 보다 못한 학부모들이 코로나19 확산 위험 속에서도 등교수업 확대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 최근의 거리두기 완화가 자칫 재확산으로 이어져 등교수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같은 원격수업이라도 사설학원에 대한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수업에 대한 책임이 분명한 만큼 철저하게 쌍방향 소통으로 진행하면서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미네르바 스쿨과 같은 온라인 수업으로 세계적 명문학교로 인정받는 학교도 있다. 감염병 시대에 대비해 교육부는 미래 교육 시스템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역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만 쏠려 있는 관심을 무너진 공교육 시스템 재건에도 쏟아야 한다. 언제까지 사교육에 책임을 전가할 것인가. 책임 없는 원격수업 역시 교육 당국의 방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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