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2R '인사위 힘겨루기'..野 "특별감찰관부터 임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둘러싼 정치권의 기 싸움이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공수처 검사의 임용, 전보 등 인사 사항을 심의하는 인사위원회 구성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는 겁니다.
민주당은 2명을 추천한 반면, 국민의힘은 오늘까지 추천이 어려워 보입니다. 추천이 늦어져 인사위 구성이 지연되면 4월로 예상됐던 공수처 본격 가동 시점도 늦어질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 오늘 1차 추천 마감…주호영 “특별감찰관부터 임명해야”
공수처법 제9조는 공수처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설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인사위원회는 처장과 차장, 처장이 위촉한 전문가 1명, 그리고 여야 교섭단체가 각각 추천한 위원 2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되고, 재적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합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오늘(16일)까지 인사위원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나기주 법무법인지유 대표변호사와 오영중 법무법인세광 변호사를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인사위원 추천은 일단 오늘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인사위원 물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지난번에 야당 측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들도 법 개정까지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사람을 찾고 있지만 쉽게 답을 얻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더 나아가 국민의힘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구성’ 당시 민주당이 했던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장 임명과 특별감찰관 지명, 북한 인권재단이사 지명을 같이 하기로 (민주당과) 약속했다”며 “대통령 특별감찰관을 조속히 임명해달라”고 민주당에 촉구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회의가 끝난 뒤, 오늘까지 인사위 추천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도 나름대로 (인사위원 추천) 준비는 하고 있다”며 “(민주당에 특별감찰관 임명을) 독촉하면서 상황에 따라 추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국민의힘의 인사위원 추천이 오늘을 넘길 가능성이 큰 가운데, 공수처가 국민의힘에 제시할 2차 추천 마감 기한이 실질적인 디데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진욱 “열흘 기한 추가 요청”…‘공수처장 추천위’ 도돌이표 될까?
김진욱 공수처장은 오늘 과천정부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오늘까지가 기한이기 때문에 기다려볼 것”이라며 오늘 추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약 열흘 정도의 길지 않은 기한을 정해 다시 한 번 요청을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인사위원 추천을 늦게 할 경우, 공수처장 추천위 구성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여야의 기 싸움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수처법(제9조6항)은 “그 밖에 인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수사처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지난달 21일 ‘공수처 검사 인사규칙’을 제정, 시행에 들어갔는데 제7조(인사위원회의 구성)를 보면 “인사위원의 추천을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고, 각 교섭단체는 요청받은 기한 내에 위원을 추천하여야 한다”라고 돼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국민의힘이 ‘요청받은 기한 내 위원을 추천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이목은 김진욱 처장의 결단에 쏠립니다.
김 처장은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인사위원 추천이 늦어지면 5명으로 인사위를 강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야당 의원님들이 협조해 주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렇다면 강행할 이유도 없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인사위 구성이 완료되더라도 검사 선발을 놓고 지난한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수처 검사 공개모집에서는 233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10대1 수준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인사위는 서류와 면접 전형을 통과한 이들 가운데 2배수인 46명을 추려 대통령에게 추천하게 됩니다.
김수연 기자 (sykb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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