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속 트럭 언덕 위로 밀어 올린 '원더우먼' 英 엄마
현지시각 지난 9일, 폭설과 함께 영하 23도까지 떨어졌던 영국 북부지방의 스코틀랜드.
이날 밤 스코틀랜드는 1995년 12월 이후 26년 만에 최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10살과 2살 두 딸과 함께 동네 슈퍼마켓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던 샬린 레슬리(33).
우유를 가득 실은 대형 트럭이 눈길에서 앞바퀴만 헛돌며 곤경에 빠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폭설로 계속해서 꼼짝하지 못하는 트럭을 보던 그녀는, 결국 주변에 있던 이웃에게 아이들을 안전하게 맡긴 뒤 곧장 도로로 뛰어 들었습니다.
“위험한 순간이라는 걸 알았지만, 단지 돕고 싶었어요”
레슬리는 자신의 몸보다 수백 배에 달하는 트럭을 밀었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제자리를 맴돌던 트럭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 무사히 언덕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레슬리가 영화속 슈퍼 히어로처럼 대형 트럭을 마치 혼자 힘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은 SNS 상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교통사고나 도로 통제 등 정보를 공유하는 단체 '파이프 재머 로케이션스(Fife jammer locations)' 페이스북에 동영상이 올라왔고, 조회 수 25만 회를 기록하며 전 세계 누리꾼의 응원을 받았습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진정한 슈퍼 히어로가 나타났다”, “현실판 원더우먼이다” 등의 반응과 함께, 트럭이 언덕 뒤로 밀렸다면 큰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레슬리는 트럭이 언덕 위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사라졌지만, 트럭 운전사와 해당 유제품 제조업체 등은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수소문을 한 끝에 그녀를 찾았습니다.
14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럭에 싣고 있던 유제품 브랜드인 ‘그레이엄’의 대표 로버트 그레이엄은 이 소식을 듣고 "레슬리가 우리 화물차를 혼자 가파른 언덕 위로 올리는 영상을 봤을 때 믿을 수가 없었다"며, "그녀의 행동은 전 세계 수천만 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했습니다.
도움을 받은 유제품 회사는 레슬리 가족에게 자사 제품을 1년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서정 기자 (kimseoj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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