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고립감·생계걱정↑..정신과 진료 늘었다

류난영 2021. 2. 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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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고령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치명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 코로나19에 걸리는 꿈을 자주 꾼다"며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떠는 게 하루 일과 중 유일한 낙이었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 공포때문에 집에만 있다보니 답답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면서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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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내원일수 10.4%·진료비용 18.2% 증가
이비인후과·소아청소년과 내원 일수 29.9%, 43.2% 급감
"규칙적인 생활과 가벼운 야외활동이 도움"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순천에 사는 서모(65)씨는 답답하고 우울한 기분 때문에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지 벌써 8개월이 넘는다. 서씨는 "고령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치명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 코로나19에 걸리는 꿈을 자주 꾼다"며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떠는 게 하루 일과 중 유일한 낙이었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 공포때문에 집에만 있다보니 답답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키우는 주부 이모(40)씨는 지난해부터 아이가 제대로 학교를 가지 못하면서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 지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씨는 "코로나19로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 늘면서 하루 종일 집에 함께 있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여 아이에게 화풀이를 한 적도 있다"며 "코로나19로 외부와 소통도 거의 없다 보니 내 생활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하다"고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면서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우울하다는 뜻의 '블루(Blue)'가 합쳐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모임 취소, 외출과 여행 등 자제 등으로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면서 스트레스와 우울증, 무기력증,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생업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취준생들이 경제적 이유로 우울감, 불안감, 자살충동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상반기 진료비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정신건강의학과 내원일수는 614만 일로 전년 같은기간(556만 일)보다 10.4% 늘어났다. 같은 기간 진료비용도 2815억원에서 3327억원으로 18.2%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의 영향으로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의 내원 일수는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이비인후과 내원일수는 3350만 일에서 567만일로 29.9% 줄고, 진료비도 7132억원에서 5666억원으로 20.5% 감소했다. 이비인후과 환자가 줄어든 것은 마스크 의무착용 등으로 호흡기 질환 환자가 크게 줄은 탓이다. 소아청소년과의 내원일수와 진료비도 각각 43.2%, 38.3% 급감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병원 밖에서의 정신질환 관련 상담 건수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불안 장애' 상담 건수는 1만8931건으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전체 건수(1만3067건) 보다도 44.8%나 증가했다. 또 2019년 한 달 평균 9217건이었던 '자살예방 상담전화' 건수도 코로나19 이후인 지난해 1~8월에는 1만6457건으로 78.6% 증가했다.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 위험군'은 코로나19 사태전인 2018년에는 3.8%였으나 코로나19 이후인 지난해 3월에는 17.5%, 2020년 9월에는 22.1%까지 증가했다.

코로나 블루의 원인도 다양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해 8월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응답자들은 사회적 고립감(32.1%), 감염 확산에 따른 건강 염려(30.7%), 취업 및 일자리 유지의 어려움(14.0%), 신체 활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 증가(13.3%) 등을 이유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생활과 가벼운 야외활동 등으로 우울감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는 "가정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생체리듬이 깨지고 무기력한 생활을 하기 쉬운데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 등 몸의 리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의 운동은 피해야 하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의 가벼운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은 코로나 블루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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