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 이태규 "금태섭, TV토론 방송사도 멋대로 정했다"
"안철수 최대한 양보하자고 해 18일 토론 수용"
"금태섭 고집 때문에 국민의힘 측과 TV토론 못할 수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야권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후보 TV토론이 한 차례 취소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일단 예정보다 3일 미뤄 18일 TV토론을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양측의 책임 공방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사무총장을 맡은 이태규 의원은 16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TV토론 무산의 책임이 금 전 의원 측의 일방적 행동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안철수 대표의 최대한 양보하고 포용해서 가자는 말로 금 전 의원의 주장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저희가 원만하게 일을 못 풀어가던 부분은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저희가 볼 때는 금태섭 후보 쪽에서는 우리 쪽의 입장을 너무 생각하지 않는 일방적인 행동을 보여왔다"며 "이 자리에서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태규 "국민의힘 입장 듣자했더니 금태섭 그냥 밀어붙여"
국민의당 측에서 설명하는 TV토론이 어그러진 이유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 해석 때문이다.
이태규 의원은 "연휴 직후 TV토론을 하기로 했는데, 연휴 전날 선관위에서 연락이 오기를 전체 선거에서 방송사 주관 토론을 1회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방송사 토론 1회를 국민의힘 후보와의 결선에서 사용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의견을 듣고 결정하자고 했는데, 금태섭 후보 측에서는 무조건 방송 토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태섭 후보 측에서 우리한테 일절 상의도 안 하고 일방적으로 자기네들이 방송사하고 접촉을 해서 결정을 보고 그 방송사가 우리에게 연락을 줬다"며 "협상에서 완전히 기본과 원칙이 완전히 무너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봤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선관위 유권해석을 고려해 15일 방송사 토론은 보류하고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인데, 금 전 의원은 계속 방송사 토론을 밀어붙이다 결국 토론이 일차적으로 무산됐다는 것이다.
금태섭 "선관위는 선례 전달한 거지, 이번에 해당되는 것 아냐"
금태섭 전 의원 쪽 얘기는 다르다. 금 전 의원은 1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관위 얘기가 왜 지금 나오는지 납득이 어렵다"면서 "선관위 입장은 20년 전 사례를 안내한 것이고 안 후보와 제가 방송토론을 했다고 국민의힘 후보와 못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선관위 측도 "이번 사례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선례를 안내했을 뿐이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구체적으로 질의해야 회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태규 의원은 "어제(15일) 공식적으로 유권 해석을 의뢰해 2002년도 선관위 지침이 지금도 유효한 것인지 밝혀 달라고 했다"면서 "일단은 한 번밖에 못 한다고 보고 맞춰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의원의 해석대로 선관위가 유권 해석을 내린다면 안철수-금태섭 TV토론이 확정된 이상 3지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 단일화 TV토론은 불가능하게 된다.
"안철수 연립시정은 나눠먹기 아냐"
이태규 의원은 '서울시 연립시정' 구상에 대해 "지난해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와 함께 내놓은 것이고, 국민의힘 유력 후보들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며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연립시정 구상의 취지에 대해서는 "야권의 지지층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부분이 있다"면서 "다른 측면에선 인사를 너무 끼리끼리 해먹고 정파와 진영 기준에 의해서 사람들을 찾아내고 해서는 열린 시정이 될 수가 없다는 고민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연립시정이 '나눠먹기'라는 여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인사에 관해서는 여권은 어떤 말도 할 자격이 없다"면서 "현 정권이 진영 논리나 끼리끼리 해먹는 인사를 하다 보니 협치와 연립 시정에 대한 기본 인식을 잘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역으로 공격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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