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둥이만 있는 줄 알았더니 탱크가..中, 인도 국경서 하루 200여대 철수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2. 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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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탱크 /힌두스탄타임스 캡처

중국군이 인도와 국경 분쟁을 벌이는 히말라야 산맥 호수 판공호(湖) 일대에서 하루 만에 탱크 200여대를 철수시켰다고 중국 정부 소셜미디어와 관영매체들이 인도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측은 국경 지역 안정에 대한 중국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둘레가 134㎞인 호수 주변 방어에 이 정도 병력을 배치했다는 것은 그만큼 양측의 군사적 긴장이 높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내 사법기구를 총괄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소셜미디어 계정 ‘장안검(長安劍)’은 16일 인도 힌두스탄타임스 보도(12일)를 인용해 중국군은 10~11일 중국과 인도가 국경 분쟁을 벌이는 동(東)라다크 판공호 남부 지역에서 탱크 200여대를 철수시켰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군 병력을 태운 중형 차량 100여대도 이 지역을 떠났고, 판공호 북부 지역에 있는 병력도 철수를 시작했다. 장안검은 “중국이 대규모 병력을 만 하루 만에 이동 배치하는 것을 보고 인도군과 고위층이 크게 놀랐다”는 반응을 전했다.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는 고위급 군사회담을 통해 10일부터 판공호 북부와 남부에 배치된 일선 부대를 뒤로 빼기로 했다. 다만 철수한 중국군의 규모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공호는 히말라야 산맥 해발 4200m에 있는 호수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확정하지 못한 채 호수 왼쪽 3분의 1은 인도가, 오른쪽 3분의 2는 중국이 통제하고 있다. 인도는 실질통제선(LAC·국경 분쟁 지대에서 통제권을 구분하는 선)보다 8㎞ 동쪽까지가 인도 관할 범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인도 판공호 충돌

중국군과 인도군은 지난해 9월 이 일대에서 서로 총까지 쏘며 대치했다. 양측 국경에서 총성이 울린 것은 1975년 이후 45년 만이었다. 중국 인민대 진창룽 교수는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인도군이 지난해 8월 29일 특수부대 1500여명을 투입해 동원 판공호 고지 2곳을 점령했고, 이에 격분한 중국군 지도부가 마이크로웨이브(극초단파) 무기를 사용해 인도군을 퇴각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지에 있던 인도 군인들이 15분 만에 구토하며 쓰러졌다”고 했다. 중국군과 인도군은 지난해 6월 또 다른 국경 지역인 갈완 계곡에서 양국 군이 충돌해 최소 20여 명의 사망자가 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은 전문가를 인용해 “하루 만에 대규모 병력을 철수시킬 능력이 있다는 것은 하루 만에 다시 그만큼의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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