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얼음의 섬 그린란드서 초식 공룡화석 나오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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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에 붙어있는 그린란드는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는 섬이지만 약 2억 년 전의 목이 긴 초식 공룡 화석이 출토되고 있다.
이 공룡들은 화석 기록상 약 2억3천만 년 전 지금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지에서 처음 출현한 뒤 2억2천500만~2억500만 년 사이에 그린란드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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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₂ 농도 줄며 1천500만년 간 발목 잡던 기후장벽 통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북극해에 붙어있는 그린란드는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는 섬이지만 약 2억 년 전의 목이 긴 초식 공룡 화석이 출토되고 있다.
이 공룡들은 화석 기록상 약 2억3천만 년 전 지금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지에서 처음 출현한 뒤 2억2천500만~2억500만 년 사이에 그린란드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에는 지구의 모든 대륙이 '판게아'라는 초대륙으로 뭉쳐있던 때라 공룡의 이주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룡의 이주 시기를 약 2억1천400만 년 전으로 못 박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낮아지는 기후변화로 남미에서 그린란드까지 이주가 가능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지구연구소에 따르면 라몽-도허티 지구 관측소의 데니스 켄트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린 논문을 통해 CO₂ 농도가 떨어지면서 적도 일대의 기후가 온화해져 목이 긴 초식 공룡들이 이를 통과해 북상하게 됐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그린란드는 물론 남미와 북미, 유럽의 화석 암석층이 형성될 때 기록된 자성 패턴을 비교 분석해 목이 긴 초식 공룡이 그린란드에 도착한 시점을 약 2억1천400만 년 전으로 좁혔다.
당시 대기 중 CO₂ 농도는 지금의 10배인 4천 ppm에 달하다가 약 2억1천500만~2억1천200만 년 사이에 2천 ppm으로 떨어졌다.
적도 열대 지역의 기후는 원래 덥고 습하며, 그 주변은 건조한 기후를 보이는데 대기 중 CO₂ 농도가 높으면 습한 곳은 더 습해지고, 건조한 곳은 더 건조해지게 된다.
많은 먹이가 있어야 하는 초식 공룡에게는 식생이 부족한 건조한 지대가 이동을 막는 커다란 장벽이었으며, 비가 많이 내리는 적도 열대지역도 이상적인 기후가 아니었을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남미에서 출현한 목이 긴 공룡이 1천500만 년 이상 발목이 붙잡혀 있었던 것이 이런 기후 장벽 때문이었을 것이라면서 CO₂ 농도 감소와 공룡의 이동이 비슷하게 발생한 것은 우연히 시기가 겹친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갖는 것으로 추정했다.
켄트 박사는 남미에서 그린란드까지는 공룡이 하루 1마일(1.6㎞)씩만 이동해도 20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라면서 "바다도 없고, 큰 산맥도 없는데 1천500만 년이 걸려 달팽이도 이보다는 빨랐을 것"이라고 했다.
목이 긴 공룡이 도착한 그린란드는 한반도와 비슷한 온대성 기후를 갖고 있었으며 북극이 얼음으로 덮여있지 않아 겨울도 훨씬 온화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보다 훨씬 뒤인 약 1억5천만 년 전 쥐라기 후기에 출현한 브론토사우루스와 브라키오사우루스 등도 목이 긴 초식 공룡에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CO₂ 농도 저하가 공룡의 이주를 도왔다는 것은 추정이지만 화석기록으로 뒷받침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시기 열대 및 건조 지역에서 목이 긴 공룡의 화석 없이 발자국만 발견되는 것은 공룡들이 이 지역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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