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케미→공방전'..박영선-우상호, 첫 TV토론 승자는

변휘 기자 2021. 2. 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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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우상호, 공약검증+선명성 '공격'..'1위' 박영선, 지지세+정책역량 '과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오른쪽),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을 하고 있다. 2021.02.15.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4·7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장을 낸 박영선·우상호 후보가 지난 15일 밤 첫 TV토론을 벌였다. 그간 '남매 케미'로 주목받았지만, 실전에선 선거 최대 현안인 부동산 대책을 비롯해 코로나19 방역 대책 등을 두고 한치의 물러섬 없는 뜨거운 신경전을 벌였다.

여러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열세'로 나타나는 우 후보가 상대방 공약에 대한 강한 검증 공세로 돋보였다면, 지지율 '우세'인 박 후보는 공약의 현실성을 자세하게 설명해 이해를 구하는 등 정책 역량을 과시하는 흐름이었다.

우선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박 후보는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 우 후보는 "16만호 공공주택 보급"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격' 우상호 "박영선의 '수직정원', 도시의 흉물 될 것"
공세의 주도권은 우 후보가 쥐었다. 그는 "야당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가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한다는데, 박 후보도 언론 인터뷰에서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한다고 했다"며 "부동산 가격 폭등과 투기 활성화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민주당 후보로서 발언이 적절했는지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 후보는 또 박 후보의 '수직정원' 구상에 대해서도 "몇 개 시범적으로 짓는 게 아니라 21개 다핵도시에 다 짓는다면 '랜드마크'라기보다는 도시의 흉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에 대해서도 우 후보는 "어느 구청이 책임지는 것이냐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울 25개 구청과 충돌·마찰이 있을 수 있다"며 "서울시 대전환이 될지, 대혼란이 될지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박영선 경선후보와 토론을 하고 있다. 2021.02.15. /사진제공=뉴시스
박영선 "우상호의 강변도로 아파트, '질식 서울' 느낌"
박 후보도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그는 '강남 개발' 언급에 대해 "왜 하필이면 강남부터냐 묻는데, 그런 뜻이 아니라 하나의 예를 든 것뿐"이라며 "제가 제일 먼저 개발하고 싶은 곳은 강복의 30년 이상 된 공공임대주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바로 착수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에 대해선 "25개 구청은 행정적 개념, 21분은 생활권 개념"이라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우 후보의 '강변도로 위 공공주택' 공약을 비판하며 역공을 폈다. 그는 "우 후보 공약 중 강변도로를 다 덮어 고층아파트를 짓겠다는데, 강변에 고층아파트들이 들어서면 한강 조망권 공공성을 해칠 수 있다"며 "그것을 상상하면 '질식할 것 같은 서울'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우 후보는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곳이 전체 강변도로 70㎞ 중에 15~20㎞ 정도 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우상호 "내가 민주진보 적자"…박영선 "당 지지율 상승 이끌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우상호 경선후보와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 후보로서의 선명성에 대한 논쟁도 불붙었다. 우 후보는 "선거 승리를 위해선 범진보진영의 대연대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민주진보진영의 정통성을 계승한 제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또 "박 후보의 컴팩트 도시나 수직정원은 범진보진영에서 좋아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는 "제가 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미치지 못해 힘든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며 "출마선언 이후 일주일 후부터 민주당 지지율과 민주당 후보 지지율도 상승세를 보여 '박영선 출마효과'라고 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주52시간' 관련 발언도 문제 삼았다. 그는 "(박 후보가) 중기부 장관 시절 주52시간제 찬성했던 걸 반성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주4.5일제'를 도입한다고 말했다"며 "입장 번복은 정책 신뢰성의 문제다. 1년 만에 입장을 바꾼 것에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입장 번복이 아니"라며 "전통 제조업을 하는 제조업체는 주 52시간을 맞추는 게 힘들어 정부 지원이 우선돼야 하고 예외규정을 두고 투표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두 후보 모두 날카로운 상대 비판과 반박을 주고 받으며 부동산 정책 등을 설명하는데 효과적이었다고 봤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16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두 후보 모두 상대가 굉장히 날카롭게 비판하고 질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답변들을 해 내면서 반박하는 모습이었다"며 "정말 많이 공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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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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