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3살 여아 엄마, 재혼남 아이 출산 위해 빈집에 버리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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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한 빌라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된 3세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가 재혼한 남편과 사이에서 얻은 아이 출산을 위해 아이를 버리고 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숨진 딸에 대해 "전 남편 아이라 보기 싫었다"며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죽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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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망 원인, 부검 나와봐야..예단 무리"
15일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친모 A씨는 아이를 버리고 떠난 시점으로 추정되는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재혼한 남자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 A씨는 출산을 앞둔 8월 중순쯤 전 남편의 아이를 빈집에 버려둔 채 인근 빌라로 이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8월 말쯤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경찰은 A씨가 아이가 울지 못할 정도로 학대한 후 그대로 버리고 갔거나, 아이를 살해한 뒤 유기했을 가능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숨진 아이 시신은 부패 상태가 심해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이전에 딸을 혼자 두고 여러 차례 집을 비운 정황을 포착하고 상습 아동 학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오래전 집을 나간 아이의 친부를 찾아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앞서 아이의 시신은 A씨의 어머니가 ‘빌라 만기가 됐으니 집을 비워달라’는 집주인 말을 듣고 위층에 사는 딸의 집을 찾았다가 숨진 외손녀를 발견했다. A씨 아버지는 10일 이런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아이 외조부모는 딸과 사이가 좋지 않아 왕래가 없었고, A씨가 자신의 부모에게 아이를 데리고 떠난 것처럼 얘기해 아이가 혼자 빈집에 남겨진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발견 당시 아이는 난방도 안 된 방에서 홀로 숨져 있었고,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지난 11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숨진 딸에 대해 “전 남편 아이라 보기 싫었다”며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죽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이를 버리고 떠났으면서도 숨진 아이 앞으로 나오는 지자체의 양육·아동수당 20만원을 최근까지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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