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Window >코로나에 눌린 마천루.. 작년 500m 넘는 빌딩 6년만에 '제로'

장서우 기자 2021. 2. 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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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스카이라인 정체

200m 이상 완공 20% 줄고

평균 높이도 26m나 낮아져

최소 9개 프로젝트 ‘직격탄’

美 센트럴 파크 타워 472m

中, ‘톱10’ 중 5개나 차지해

UAE, 12개 완공 최다 기록

韓 파크원 타워Ⅰ 9번째 높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인들의 손과 발이 묶인 탓에 하늘로, 우주로 뻗어 나가던 스카이라인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많은 이에게 2020년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것처럼, 전 세계의 수많은 마천루 건설 프로젝트가 줄줄이 중단되면서 지난해 완공된 높이 200m 이상 건물이 1년 전보다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시에 코로나19 피해가 비교적 컸던 미국 뉴욕, 중국 우한(武漢) 등 도시에서 초고층 빌딩이 세워진 것을 두고 도시의 회복력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中 감소세에도 전체 절반 이상…두바이, 中 선전(深) 제치고 최다 마천루 완공 기록=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가 최근 발간한 연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완공된 200m 이상 건물은 총 106개로, 2019년(133개)보다 20%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난해 1분기부터 선포되면서 전 세계에서 모임 제한 조치가 취해지자 여러 프로젝트가 제각기 다양한 단계에서 멈췄던 것이 그 이유다. 높이 기준 상위 20개 건물의 평균 높이는 351m로, 20년 이래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의 377m 대비 20m 넘게 하락했다. CTBUH는 최소 9개 프로젝트가 코로나19에 직접적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500m를 넘는 건물이 단 하나도 완공되지 않았던 해였다. 또 동시에 완공된 건물 중 최고층 빌딩이 5년 만에 중국에서 나오지 않았던 해이기도 했다. 중국에선 코로나19와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 부채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과도한 크기의, 이질적이고, 이상한’ 빌딩 건설을 억제하겠다며 500m를 넘는 건물 건축을 금지했던 것이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한 해 동안 완공된 초고층 빌딩의 수는 2018년 92개, 2019년 57개, 2020년 56개로 계속해서 감소해왔지만, 그런데도 여전히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난닝(南寧), 구이양(貴陽), 선전, 주하이(珠海) 등 주요 도시를 포함해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처음 공식 보고된 우한에서 높이 기준 상위 10개 중 5개 빌딩이 지어졌다.

지난해 최고층 빌딩을 세운 기록은 미국에서 가져갔다. 472m 높이로, 뉴욕시에 설립된 ‘센트럴 파크 타워’가 그 주인공이다. 뉴욕시에선 지난해 427m 높이의 초고층 오피스 빌딩 ‘원 밴더빌트’까지 완공되면서 2위 기록까지 거머쥐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12개를 완공하면서 미국(10개)을 제쳤다. CTBUH는 “UAE는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0개, 9개를 완공했는데, 같은 기간 미국은 각각 14개를 완공했다”며 “두 국가의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틀림없이 인상적인 생산량”이라고 평가했다. 완공된 12개 건물이 모두 있는 두바이는 중국 선전을 제치고 지난해 가장 많은 마천루가 건설된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피해 컸던 뉴욕·우한에 세워진 마천루 “도시 회복력 상징”=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과정을 마무리 지은 영국의 수도 런던에선 높이 200m 이상의 초고층 건물이 역대 가장 많은 4개가 올라갔다. 런던 역사상 초고층 건물은 단 5개뿐이었고, 1년에 한 개 이상 완공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 4개 중 3개가 유럽으로의 관문이 될 수 있는 금융 지구인 ‘카나리 워프’에 위치한 것을 두고 CTBUH는 “브렉시트 이후 사무실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예상에 따라 반짝 붐(Boom)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카나리 워프에 있는 건물 모두가 사무실용이 아닌 주거용 또는 복합 주거용으로 지어졌다.

한국이 국가 기준 5위, 서울이 도시 기준 7위에 자리매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서울에선 여의도 파크원 타워 Ⅰ, Ⅱ와 함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A, B동 등 4개의 초고층 빌딩이 지어졌다. 파크원 타워Ⅰ은 특히 높이 순으로 볼 때 세계 9위를 차지해 10위권에 들었다. 한국,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은 세계 마천루 시장에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 비율은 2010년 기준 북미 31%, 아시아 42%, 중동 22%에서 2020년 북미 14%, 아시아 61%, 중동 20%로 변화했다.

CTBUH는 올해 백신 접종 등에 힘입어 125~150개 초고층 빌딩이 완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위 30위권에 오를 예정인 건물을 보면 중국 18개, 미국 5개, 사우디아라비아 3개 등이다. 특히 CTBUH는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중국의 우한, 미국의 뉴욕 등 도시에서 지난해 초고층 빌딩이 완공됐던 것을 두고 “도시가 가진 회복력과 고층 빌딩 산업의 발달 정도를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백신 등 팬데믹에 대항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긍정적인 발전이 올해 중반까지 우리의 자신감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투자 감소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영향은 올해에도 지속할 것이란 예측이다. CTBUH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여파는 2010~2011년까지도 스카이라인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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