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앞날에 엇갈린 전망..공화당 재편? 줄소송 기다린다?
[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상보다 쉽게 두번째 탄핵재판의 족쇄에서 벗어났다.
지난 1월 6일 일어난 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해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소추 당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상원에서 탄핵재판 5일 만에 최종 '무죄'(Acquid) 판결을 받았다. 전체 의원(100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67명이 찬성해야 '유죄'(convict) 판결이 내려지는데 공화당 의원 중 7명만이 민주당(50명)에 가세해 10명이 모자라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익히 예상됐던 '부결'이지만 예상보다 싱겁게 끝난 트럼프 두번째 탄핵재판을 둘러싼 평가가 분분하다. 7명에 머물렀지만 역대 대통령 탄핵재판 중 가장 많은 자당 소속 의원들의 '유죄' 표결을 놓고 "초당적 유죄 표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전문가들도 있는 반면, 결과적으로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미래의 대통령들에게 법을 어겨도 되는 증명서를 줬다"는 비판도 나왔다.
13일 당일 오전 트럼프의 의회 폭동 두둔 발언과 관련해 증인을 채택하기로 했다가 오후에 양당 지도부 협의를 거쳐 이를 철회한 것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척 슈머(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하원 의장, 민주당)가 공화당이 트럼프가 완전히 아웃되지 않는 한 2024년 대선 때까지 자중지란이 불가피한 상황을 감안해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았다는 설에서부터 이후 바이든 정부의 국정 운영을 고려한 전략적 후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의 향후 행보와 관련한 전망도 엇갈린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본인은 '정치 재개', 특히 자신에 대한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하원 10명, 상원 7명)에 대한 '복수' 의지가 충만하다는 사실이다. 트럼프는 토요일(13일) 오후 5시께 최종 판결이 내려지자마자 성명을 내고 자신에 대한 두번째 탄핵재판이 "마녀 사냥"이었다고 주장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운동은 이제 새롭게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시사했다. 이미 트럼프는 플로리다에 '전직 대통령실'이라는 이름으로 사무실도 열어놓았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14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2022년 (중간선거)에 대해 들떠 있다"며 트럼프가 공화당을 재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탄핵재판에 '유죄' 표를 던진 리처드 버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을 겨냥해 트럼프의 둘째 아들인 에릭 트럼프의 부인인 라라 트럼프를 거론하기도 했다. 버 의원은 표결 이후 지역구에서 '제명' 위기에 처했으며, 다음 선거(2022년)에서 라라 트럼프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레이엄은 "라라 트럼프가 공화당의 미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가 자신의 충성파들을 중심으로 당을 재정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의 이런 '의지'가 뜻대로 구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탄핵재판에서는 "이미 임기가 끝났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택했지만, 표결 직후 트럼프를 맹비난하는 입장을 밝혔다. 매코널은 의회 폭동과 관련한 트럼프의 행보가 "수치스러운 직무유기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줄줄이 걸려 있는 검찰 수사도 향후 트럼프의 정치 재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탄핵재판과는 별개로 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해 2001년 9.11 테러 공격 때와 마찬가지로 '독립된 위원회'에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FBI와 검찰에서도 관련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트럼프가 탄핵재판의 '무죄' 판결로 모든 의회폭동 수사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뉴욕 검찰이 트럼프의 금융거래, 탈세 등 재산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또 지난 1월 조지아주 국무장관에서 주 선거 결과를 뒤집으러 압박 전화를 한 것과 관련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그레이엄이 앞서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한 사실이 확인돼 '조직 범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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