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캐나다 '우한 박쥐 셔츠' 이어 구금 공방 가열(종합)

심재훈 2021. 2. 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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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화웨이 창업주 딸 체포로 사이가 틀어진 중국과 캐나다가 '우한 박쥐' 티셔츠에 이어 중국의 캐나다인 구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중국에 적대적인 미국과 호주 등을 규합해 중국의 외국인 구금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놨고 이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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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주도 '중국 구금 비난' 성명..중국은 '엄정 교섭' 맞불
미·일·EU 등 58개국 "협상용으로 외국인 구금 용납 못 해"
중국과 캐나다 갈등 키운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건 (밴쿠버 AP=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멍완저우(孟晩舟) 중국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020년 12월 11일(현지시간)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밴쿠버의 법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jsmoon@yna.co.kr

(뉴욕·베이징=연합뉴스) 고일환 심재훈 특파원 = 캐나다의 화웨이 창업주 딸 체포로 사이가 틀어진 중국과 캐나다가 '우한 박쥐' 티셔츠에 이어 중국의 캐나다인 구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중국에 적대적인 미국과 호주 등을 규합해 중국의 외국인 구금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놨고 이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등 58개국이 정치적 목적으로 외국 국적자를 구금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로 규정하는 성명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외교부가 주도한 이 성명은 이 같은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성명에는 외국 국적자를 구금하는 국가의 명칭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이 성명을 낸 계기가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일부 국가의 행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8년 화웨이 부회장인 멍완저우가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된 직후 캐나다의 전직 외교관과 사업가를 억류하고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중국의 행위는 멍 부회장의 석방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마크 가노 캐나다 외교장관은 "협상에 활용하기 위해 외국 시민을 구금하는 것은 불법이고,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이 협박 행위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비판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캐나다에 '구금 반대 성명' 관련해 강력 항의한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 [환구망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캐나다가 다른 국가들을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캐나다 주도의 이번 성명과 관련해 "캐나다가 일부 국가들을 끌어들여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는 사실관계를 헷갈리게 하려는 다른 속셈이 있다"면서 "중국은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하며 캐나다에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정 사안에 대해 외교 경로로 항의한 경우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쓴다.

이 대변인은 "캐나다의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야말로 정치적 사건이자 명백한 구금으로 중국인의 합법적 권익에 대한 유린"이라면서 "캐나다는 미국의 하수인이 돼서 중국인을 마음대로 구금해 미국의 중국 기업 압박 카드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법치국가로 구금된 캐나다인들을 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면서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헛수고며 멍완저우 부회장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중국 외교부가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관의 '우한 박쥐' 티셔츠 주문을 문제 삼아 '엄정 교섭'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관 직원들이 우한 박쥐 문양이 들어간 티셔츠를 주문 제작하자 중국 정부는 이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부각하는 걸로 인식하고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중국 압박을 위한 동맹 결집을 막기 위해 중국이 캐나다, 호주, 영국 등과 공방을 벌이며 계속해서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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